[기업]박용성회장-이남기 공정위장 ‘정책 입씨름’

  • 입력 2002년 3월 15일 18시 30분


박용성씨(좌), 이남기씨(우)
박용성씨(좌), 이남기씨(우)
박용성(朴容晟) 대한상의 회장과 이남기(李南基) 공정거래위원장이 정부의 대기업정책을 둘러싸고 ‘설전(舌戰)’을 벌였다.

박 회장은 15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이 위원장을 초청해 가진 조찬강연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파수꾼(공정위)이 감시를 게을리 해도 문제지만 감시가 지나쳐도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경제력 집중억제를 근간으로 하는 현행 공정거래제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또 “한국 경제는 그동안 대기업위주의 성장에 대한 반성으로 경제력집중을 억제하고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정책을 펴왔다”면서 “이제 큰 것(대기업)은 아름답지 못하다는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며 대기업에 애정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대기업의 지배구조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며 이에 대응하려면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며 “기업규모가 크다고 문제를 삼자는 것이 아니며 다만 크다는 걸 이유로 나쁜 행위를 했을 때 문제를 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그는 또 “30대 기업집단의 590개 계열사 가운데 314개에는 오너 일가의 지분이 한 주도 없으며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기업은 오너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며 투명성과 지배구조를 개선해야만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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