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이닉스 독자생존 가능하다

  • 입력 2002년 3월 6일 16시 42분


하이닉스반도체가 지난해 적자에서 탈출해 올들어 흑자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매각협상과는 별도로 독자생존할 수 있는 약간의 가능성을 보였다.

하이닉스 박상호(朴相浩) 사업부문 총괄사장과 전인백(全寅伯) 부사장은 6일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1∼2월에 5500억원 매출과 1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고 밝혔다.

박사장은 독자 생존 가능성에 대해 “진행중인 매각 협상과 관련되는 어떤 질문에도 답할 수 없다” 고 하면서도 “반도체시장 전망과 하이닉스의 기술력으로 볼 때 앞으로 채권단의 지원이 없어도 현금흐름에 문제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론이 추가협상 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박종섭(朴宗燮) 사장은 6일 오후 미국으로 출국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협상을 재개한 것이 타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지금은 어느 쪽으로 협상이 매듭지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고 말했다.

▽좋아지는 재무구조=하이닉스는 1·4분기(1∼3월)에 9320억원의 매출과 9%대의 영업이익률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3조9840억원에 영업손실 1조2920억원, 당기순손실 5조74억원이었다. 전 부사장은 “지난해 손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업외 손실은 그동안 비용에서 제외했던 연구개발비 등을 일시에 비용으로 포함시키면서 발생한 것” 이라고 해명했다.

하이닉스는 또 채무조정 등으로 지난해 9400억원이었던 이자비용은 올해 4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으로부터의 차입금 잔고도 지난해말 1조1462억원에서 2월말 현재 6245억원으로 줄었으며 부채비율은 120%로 낮아졌다.

▽반도체가격 추가 상승 가능=최근 정보기술(IT) 수요 회복으로 반도체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작년 12월 이후 6차례나 주요 거래선에 대해 반도체 고정가격을 올렸다. 박상호 사장은 “내년까지 모두 4조2000억원의 시설투자자금을 계획중이며 D램(128메가SD램 기준) 가격이 평균 3.2달러만 돼도 자체 조달이 가능하다” 고 말했다.

박 사장은 또 “최근 비메모리제품을 늘리고 상업화 기간도 크게 앞당겨 다시 시장이 불안해져도 장기 경쟁력이 있다” 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崔錫布) 연구위원은 “128메가 SD램 가격이 올 평균 4.5달러만 돼도 하이닉스가 8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채권단에 진 빚의 일부를 갚고 그동안 미진했던 설비투자도 재개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분석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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