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정부지분 해외매각 완료…내년 민영화 순풍

  • 입력 2001년 12월 23일 18시 33분


정부가 추진해온 KT(옛 한국통신) 지분 해외매각이 완료돼 KT의 민영화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부와 KT는 KT의 정부보유 지분 중 외국인 지분 한도(49%) 잔량인 11.8%(3677만주)를 해외에 팔아 총 18억2000만달러(약 2조3500억원) 규모의 외자를 유치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번 매각분 11.8%중 3%(5억달러)는 전략적 제휴 파트너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수했다. 또 나머지 8.8%(13억2000만달러)는 교환사채(EB) 발행을 위해 해외 투자기관에 팔렸다. MS와의 계약은 당초 21일 체결될 예정이었으나 아르헨티나 사태로 26일로 연기됐다가 다시 앞당겨졌다. 매각 프리미엄은 해외주식예탁증서(ADR) 21일 종가 대비 MS 매각분은 38.3%, 해외투자기관 매각분은 22.8%였다.

정부는 6월에 KT지분 17.8%를 미국 ADR로 발행해 22억4000만달러를 유치하는 등 올해에만 KT 지분 29.6%를 해외에 팔아 총 40억60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

▽남은 민영화 일정〓외국인 지분이 허용 한도인 49%에 이르렀기 때문에 정부와 KT는 나머지 정부 지분 28.3%의 국내 매각에 주력할 계획. KT의 민영화 완료 시점은 내년 6월 말이다. 국내 매각은 국내 기업 대상의 공개 입찰과 국민주 공모 등의 방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KT 이상철(李相哲) 사장은 “민영화 추진을 위해 일부 자사주 매입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통부 한춘구(韓春求) 지원국장은 KT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우선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한 뒤 장기적으로 오너체제 전환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해 민영화 초기 특정기업의 KT 소유 가능성을 배제했다.▽MS의 한국내 영향력 커지나〓이상철 사장은 “월드클래스 기업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며 “MS와의 제휴가 세계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KT와 MS의 제휴가 MS의 국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기술 종속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MS는 사업영역을 인터넷으로 넓히는 ‘닷넷’사업에 힘을 쏟고 있어 KT의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와 결합할 경우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KT의 경우 인터넷 전화, 무선인터넷 접속, 디지털콘텐츠서비스, 공동브랜드 포털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MS와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KT의 정보기술(IT)기업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지만 국내 IT기업들의 입지는 좁아질 전망이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KT(한국통신) 지분율 변화
구 분정부지분
11.78% 해외
매각 이전
해외매각
완료후
(2002년 1월초)
국내매각
완료후
(2002년6월말)
정 부40.1528.370.0
국내
(기관·개인)
22.6322.6351.0
외국인37.2249.049.0
총 계100.0100.0100.0
해외매각 정부지분 11.78%는 외국인 지분으로 분류 (자료: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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