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특근…야근…" 만도공조 임직원 행복한 비명

  • 입력 2001년 11월 16일 16시 26분


충남 아산에 사는 주부 홍순자씨(41)는 요즘 아침마다 남편 성원식씨(44)와 함께 인근 탕정면 매곡리에 자리잡은 만도공조 공장으로 출근한다. 남편이 13년째 일하고 있는 이 회사에서 한 달 전 일손이 모자라 근로자 부인들 가운데 희망자를 시간제 근무자로 뽑았기 때문이다. 홍씨와 같은 주부 근로자만 98명이나 있다.

겨울 김장철을 앞두고 김치냉장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만도공조 임직원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일하기에 매달려야 할 정도로 주문이 몰려오기 때문. 관리직 사원 140명도 일손을 거든다.

지난달 만도공조는 김치냉장고 업계에서 처음으로 월 생산량에서 10만대를 넘겼다. 무려 11만2320대로 지난해 10월(6만4667대)보다 73.7%나 늘어난 것. 이 회사는 당초 올해 650만대를 생산해 시장점유율을 55%로 유지할 계획이었으나 최근의 추세를 반영해 670만대(56.7%)로 늘려잡았다. 목표 매출액은 지난해(7800억원)보다 10.3% 늘어난 8600억원.

10년차 근로자인 김명선씨(32)는 “특근이다, 야근이다 해서 개인 시간이 없지만 일감이 없는 것보단 바쁜 게 낫다” 며 “97년 부도로 회사가 휘청거릴 때를 생각하면 요즘 생활은 천국” 이라고 말했다.

만도공조는 97년 한라그룹 계열사로서 부도를 맞았으나 99년 11월 새 주인을 맞아 새 출발한 회사. 자동차부품, 에어컨 등이 주력 생산품이었으나 95년부터 김치냉장고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봄 여름은 에어컨, 가을 겨울은 김치냉장고에 주력하고 있다.

만도가 이처럼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것은 노사협력과 끊임없는 아이디어 덕분. 에어컨 생산라인을 겨울에는 김치냉장고 라인으로 돌릴 수 있도록 시설투자를 했다.

김치냉장고 생산기술과 마케팅기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점도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윤종은 영업총괄 전무는 “지금까지는 해외시장에서는 교포들이 주요 타깃이었다면 이제는 서양인까지 끌어들일 계획” 이라며 “김치를 가장 알맞은 상태로 숙성·보관하는 기술을 육류 채소 치즈 과일까지 확대하겠다” 고 말했다.

한국시장을 겨냥해서는 묵은 쌀에 적당한 습기를 넣어서 햅쌀처럼 찰지게 만드는 기술을 도입한 제품을 개발중이다.

정연식 생산관리팀 과장은 “조직력 마케팅력에서 앞서는 대기업과 맞붙어서 김치냉장고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있다” 고 회사의 분위기를 전했다.

<아산=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