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실질임금 상승률 허위발표…11개월치 오류 발생

  • 입력 2001년 9월 6일 16시 58분


통계청이 매달 내놓는 산업활동동향 자료를 작성하면서 중요한 참고지표인 실질임금 상승률을 11개월 동안이나 잘못 계산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통계청은 6일 실질임금 상승률을 산정할 때 소비자물가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데도 담당직원의 실수로 지난해 5월∼9월과 같은해 12월∼올해 5월 등 총 11개월동안 생산자물가를 기준으로 하는 바람에 통계치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착오로 지난해 국내 실질임금 상승률은 5.6%에 그쳤는데도 이보다 1.2%포인트 높은 6.8%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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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통계청은 실질임금이 전월보다 0.3% 줄어든 지난해 9월에 실질임금이 1.1% 높아졌다고 밝히는 등 네차례나 임금이 줄어든 달에 임금이 올랐다고 발표했다.

또 물가지수를 잘못 적용한 기간이 작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13개월이라고 처음에 밝혔다가 나중에 이를 11개월간이라고 번복하는 등 석연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박화수(朴華洙)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담당직원이 바뀌면서 이런 실수가 나오게 됐으며 의도를 갖고 통계를 조작한 것은 아니다" 라고 해명했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국가 통계관리에 구멍이 생겼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특히 실질임금이 떨어졌던 달에 임금이 오른 것처럼 발표한 것은 의혹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 고 지적했다.

한편 진념(陳稔)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은 7일 윤영대(尹英大) 통계청장을 불러 이번 사건의 경위를 보고받은 뒤 관련자 문책 및 재발방지책 마련을 지시할 방침이다.

◇ 실질임금 ◇

명목임금을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눈 수치로 임금 생활자들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보통 생산자물가지수가 소비자물가지수 보다 낮으므로 생산자물가지수를 토대로 실질임금을 산정하면 실제보다 임금수준이 부풀려지게 된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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