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7월 19일 20시 3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그는 동양그룹이 세계적 외식업체 베니건스와 손잡고 만든 패밀리레스토랑인 동양베니건스 본부장도 맡고 있다. 95년 베니건스를 들여와 점포당 평균 월매출이 3억5000만원이나 되는 레스토랑으로 만들더니 지난해에는 영화·음반·뮤지컬 제작기획사인 ‘제미로’의 사업까지 맡았다. 온라인상에서 시나리오를 공모해 영화제작까지 이어주는 인큐베이팅 사이트 ‘무비제미로닷컴’(www.moviezemiro.com)을 열었고 신인가수를 배출하는 넷뮤직페스티벌도 예선이 진행중이다. 올 10월 SBS와 공동으로 본선을 치를 예정.
문 사장은 1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대형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유치하는 또 하나의 ‘사건’도 저질렀다.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뮤지컬이라고 생각했어요. 대형기획을 통해 노하우를 배운 후 세계적인 창작뮤지컬을 제작할 겁니다.”
‘캣츠’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등을 작곡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설립한 ‘RUG’와 공동으로 기획한다. ‘오페라의 유령’ 유치는 올림픽 유치만큼 중요한 의미. 한국은 ‘오페라의 유령’의 14번째 상연국이 되며 공연은 올 12월부터 6개월간 이어질 예정이다.
문 사장은 ‘무대포’로 굵직한 일을 벌이는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은 치밀한 사전준비,그러면서도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위험을 감수한다.
“신규사업을 여러번 진행해봤죠.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는 90% 이상 회의적인 평가가 나와요. 스스로 확신을 가질 만큼 준비를 하고 그 다음에는 끝까지 밀어붙였어요.”
‘오페라의 유령’에 착수하기 전에 고객·시장조사를 마쳤고 철저한 오디션을 진행했다. 공연 6개월을 다시 시기별로 나눠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으며 예정대로 안됐을 경우를 위한 조건부 전략도 구상중이다.
“베니건스를 맡을 때도 그랬어요. 철저히 준비하다보면 참신한 아이디어도 나오더군요. 대학로점은 보스턴 베니건스, 도곡점은 댈러스 베니건스 등으로 도시의 이미지를 느끼게 했죠. 반면 96년과 97년에는 불고기버거와 김치라이스버거를 미국 보스턴 매장의 메뉴에 추가해 오히려 로열티를 받기도 했죠.”
톡톡튀는 신세대 사장에게 ‘생활철칙’을 물으니 의외로 ‘겸손’이라는 답이 나온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겸손을 잃는 순간이 모든 것을 잃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먹는 것과 노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전문가예요. 음식을 먹거나 영화를 본 다음에 다들 뭔가 한마디씩은 하잖아요. 주관적인 평일 수 있지만 고객의 느낌을 최대한 존중해야 ‘먹고 노는’ 사업이 성공합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