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본산업 박용직 사장 "어머니의 마음으로"

  • 입력 2001년 7월 1일 18시 36분


유아용품 본고장인 프랑스에 국내 처음으로 젖병 소독기를 수출하는 뉴본산업의 박용직(朴容直·50) 사장.

뉴본산업은 유아용품 분야에서 세계 최고기업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베베사에 99년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젖병소독기 3만개를 수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파리무역관을 현지지사로 활용해 ‘모아케어(Mo-a Care)’라는 자체 상표로 프랑스를 비롯해 일본 미국 등 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모아는 어머니(母)와 아기(兒)라는 뜻이다.

내열플라스틱을 사용해 투명한 이 제품은 젖병 6개와 젖꼭지를 넣고 물 50㎖를 부은 뒤 전자레인지로 5분간 데우면 소독을 끝내는 새로운 개념의 상품.

박 사장이 유아용품 제조에 뛰어든 것은 81년.

유아용 완구를 만드는 중소기업에서 2년간 일을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유아용 변기를 만드는 대양산업을 설립했다.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유아용품 대기업을 알게 된 그는 분유케이스 모빌 딸랑이 등을 본격 생산하는 유아용품 전문기업으로 회사를 탈바꿈했다.

“사업 초기에는 자체 판매망이 없어 위탁판매를 했는데 때로는 영문도 모르고 전량 반품받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친지 친구 등으로부터 빌린 돈을 제때 못갚아 아내가 빚독촉 때문에 숨어서 울기도 했지요.”

박 사장은 뒤로 당겼다 앞으로 굴러가게 하는 장난감 자동차를 처음 만들어 대기업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했으나 회사를 키우겠다는 각오로 이를 거절했다.

그의 사업이 탄탄대로에 올라선 것은 99년 유아용 분유케이스를 생산하면서부터.

산업자원부의 정책자금 2억4100만원을 받아 2년만에 서울산업대 김창현 교수와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제품을 내놓았다.

산업디자인진흥원이 99년 ‘올해의 베스트 10 디자인상품’으로 선정한 분유케이스는 원터치로 열고 닫을 수 있어 우는 아이에게 즉시 분유를 먹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아가방 해피랜드 베비라 압소바 등 주요 유아용품 대기업이 자사 상표로 주문하고 있으며 국내시장의 70% 이상을 석권하고 있다.

“통신판매를 하면서 알게 된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이는 우유 달라고 보채는데 엄마가 분유케이스를 돌려 분유를 쏟으면서 물에 맞춰 붓는 것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카메라 렌즈 두껑을 원터치로 여는 것에서 착안해 이 제품을 만들었지요.”

그는 직원 16명에 불과한 중소기업 대표지만 국민 세금으로 조성한 정부자금을 빌려 쓴 만큼 신기술과 새로운 디자인을 무기로 해외시장에서 외국기업과 당당하게 경쟁하는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02-484-6007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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