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기아자동차 김수중 사장 "사냥하듯 끈질기게"

  • 입력 2001년 5월 10일 18시 38분


김수중(金守中·60·사진) 기아자동차 사장은 사냥애호가다.

사냥이 허용되는 곳이면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날씨가 좋은 날에 불가피한 골프약속이 있다치면 “사냥하기에 좋은 날씨인데…”라면서 아쉬워할 정도.

98년 12월부터 기아호(號) 함장역할을 맡고 있는 그는 최근들어 측근들에게 ‘경영은 사냥처럼’을 강조한다.

기아차의 도약을 위해서 수비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사냥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사냥개 처럼 공격적이어야 산다는 것이 그의 지론.

김사장의 ‘사냥경영’은 최근 국세청 등으로부터 4208억원의 세금을 돌려받은데서 진가를 발휘했다.

기아차는 98년 국제입찰 및 법정관리 인가과정에서 드러난 김선홍(金善弘) 전 회장 등 당시 경영진의 분식결산 금액 4조5736억원을 법원으로부터 인정 받은데다, 4조8720억원의 부채를 금융기관으로부터 탕감받았다. 그러나 이익을 부풀려 결산한 것이 신의성실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법인세 4068억원을 부과받아 납부했다.

김사장은 이에 불복,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하는 등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세금을 물릴 사유가 아니다”는 결정이 나온 것.이자 140억원까지 덤으로 돌려받았다.

현대차 사장 시절에는 그다지 공격경영을 강조하지 않던 그였다. 그가 부쩍 ‘사냥경영’을 강조하는 것은 기아차의 ‘현 위상’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자동차업계의 평가다.

현대차가 기아를 인수하면서 현대차의 위상에 자칫 기아차의 ‘기술력’이 가려질 수가 있다는 얘기다.

기아차는 최근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관련사업을 추가한다고 밝혔다.‘자기색깔’을 칠하기 위한 공격경영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김사장은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차 회장과 같은 한양대 동문. 66년 현대자동차 입사 이후 울산공장,국내영업본부 등을 거쳐 현대차 사장을 역임하면서 경영의 완급을 체득했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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