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쌍용정보통신 매각협상 결렬

  • 입력 2001년 4월 15일 18시 27분


쌍용양회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쌍용양회가 미국 칼라일펀드와 진행해 온 쌍용정보통신 매각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3000억원 이상의 매각대금으로 빚을 줄이려 했던 쌍용양회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져 쌍용양회의 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15일 매각협상에 깊이 간여해 온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이미 2주 전 칼라일측의 협상팀이 완전 철수했으며 현재 협상종료를 위한 실무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초 마무리된 칼라일의 실사결과 중요한 문제가 포착돼 매각협상을 깰 수밖에 없다는 것이 칼라일의 방침”이라며 “조흥은행 등 채권단과 쌍용측은 ‘협상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쌍용양회는 1월14일 미국 칼라일펀드에 쌍용정보통신 지분 384만주(71%)를 3168억원에 매각하기로 하는 양허각서를 체결하고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이미 배타적 협상기한을 지난달 초 넘긴 데 이어 끝내 협상이 결렬된 것.

금융권에서는 최근 칼라일그룹이 협상과정에서 쌍용정보통신의 과거와 현재의 영업활동 및 관리활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실에 대해 모두 보상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고 알려져 실사과정에서 발견된 숨겨진 부실이 협상결렬의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조흥은행 쌍용양회 채권단은 쌍용정보통신 매각대금을 감안해 쌍용양회 정상화방안을 마련해 왔으나 이 협상이 결렬돼 더욱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됐다. 채권단이 1조4000억원의 출자전환을 단행했지만 추가로 쌍용양회의 자구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 더구나 쌍용정보통신의 주가도 4만원대로 하락한 상태여서 쌍용양회가 새로운 매각 파트너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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