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관계사 회계조작 개입 한국 4개銀 제소 검토"

  • 입력 2001년 4월 8일 23시 33분


벨기에의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L&H사가 한국 현지법인인 L&H코리아의 서주철 전 대표와 한빛 조흥 신한 하나 등 4개 은행을 상대로 한 소송 제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L&H는 L&H코리아의 회계장부에 적혀 있는 매출이 조작됐고 이런 과정에 서 전대표와 4개 은행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빛 등 4개 은행은 이런 사실을 부인하고 자체 조사결과 사실 무근으로 밝혀질 경우 사실 확인없이 은행 이름을 거론한 데 대해 명예훼손 및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L&H가 서 전대표와 한국의 4개 은행 및 은행 관련자에 대해 매출조작 등의 혐의로 소송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L&H코리아는 지난 3년간 2억6000만달러를 부정하게 회계처리했으며 1억달러가 불법적으로 유출됐다고 전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도 6일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PwC)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L&H코리아의 매출이 대부분 조작됐으며 한국의 주요 은행이 개입했다고 전했다. PwC는 서 전대표 주도로 종업원을 고객으로 속이고 임원이 은행과 짜고 매출을 늘렸다고 지적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L&H코리아와 거래한 지점에 확인해 본 결과 사실무근”이라며 “진위도 확인하지 않은 채 은행 이름을 거론한 데 대해 적절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작년 3월 이후 L&H코리아와 거래가 전혀 없어 매출조작에 가담하거나 부당한 거래를 한 사례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나은행은 작년 11월부터 L&H코리아와 거래를 중단했으며 그 이전의 거래도 모두 서류상 하자가 없는 정상거래였다고 밝혔다. 한빛은행도 매출조작개입 등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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