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당분간 1230~1260원 등락"…원화 강세로 가나

  • 입력 2001년 2월 16일 18시 26분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환율이 16일 1243.5원으로 마감돼 이틀 연속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달러환율은 장중 한때 1240원까지 떨어지는 등 심리적 지지선이던 1250원대가 무너지자 시장에선 원화 강세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경제여건이 달라진 게 없는 만큼 언제든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원―달러환율은 지난달 15일 연중 최고치인 1285.80원을 찍은 뒤 한달여 만에 40여원이 빠졌다. 1300원대를 뚫는 건 시간문제라던 대부분의 시장 예측은 여지없이 어긋났다.

▼엔화 강세 직접적 영향▼

오히려 16일 외환시장의 대부분 외환딜러들은 “별다른 악재가 돌출하지 않은 한 적어도 내달까지는 하향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의 반전은 원화가치와 함께 움직이는 엔화 가치가 지난달 중순 이후 강세로 돌아섰기 때문. 지난달 15일 미국 뉴욕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이 연중 최고점인 118.98엔까지 올랐으나 한달여 만인 16일엔 115엔대까지 떨어졌다. 일본은 3월말 결산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본계 투자자금이 본국 송금용으로 엔화를 환전하면서 수요가 몰리고 있다.

▼결제수요 크게 줄어▼

수급상황에서도 공급이 단연 우세하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순매수물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수입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계절적 요인으로 연초에 환율 인상을 주도하던 정유사 등의 결제수요도 상당부분 줄었다. 외환카드 쌍용정보통신 SK텔레콤 등 예정돼 있는 외국인직접투자(FDI) 물량만도 약 50억달러. 외환은행의 이정태 외환딜러는 “1270원대가 무너지면서 달러 과잉공급에 대한 부담으로 기업체들도 보유달러를 내다 팔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상당부분 가라앉은 상태.

그러나 한편에선 국내 펀더멘털이 전혀 달라지지 않은 데다 일본 경기도 장기 불황이 점쳐지는 만큼 섣부른 낙관은 어렵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또 콜금리 인하 등 물가상승에 대한 불안도 부담이다.

▼일부선 "다시 약세로 반전"▼

서울외국환중개회사의 문찬식 대리는 “원―달러환율이 1250원대를 유지하려면 엔―달러환율이 적어도 115.7엔 이하여야 한다”며 “아직은 엔―달러환율이 중단기적으로는 120엔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JP모건도 3월말까지는 원―달러환율이 1300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딜러들은 단기적으로 원―달러환율이 1230∼126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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