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前사장 판공비 月858만원…경실련, 公기업 조사

  • 입력 2000년 12월 28일 18시 58분


정부투자기관장 상당수가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판공비를 쌈짓돈처럼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실련 정부개혁위원회(위원장 이종수·李鍾受)는 28일 “한국전력 석유공사 관광공사 등 13개 정부투자기관의 판공비 집행실태를 분석한 결과 대다수가 증빙자료 없이 기관장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 기밀비를 배정해 왔다”고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99년 정부투자기관장 판공비 예산은 한전이 1억6200만원으로 가장 많고 △주택공사 1억2500만원 △관광공사 9800만원 △도로공사 6240만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5400만원의 순.

지난해 1월부터 올 9월까지 재직한 정부투자기관 기관장 중 월평균 판공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 기관장은 장영식(張榮植) 한전 전사장(99년 1∼4월 재직)으로 월 평균 858만원을 지출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지난해 판공비 전체를 기밀비로 배정했고 수자원공사는 금년도 판공비 예산을 98년보다 최고 63% 증액했다. 농업기반공사는 99년 판공비 예산을 1800만원으로 책정했으나 실제로는 6914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공비 사용처는 대부분 호텔이나 음식점에서 사용한 식비. 경실련은 대다수 기관이 판공비 사용 목적을 경영현안 협의, 정보수집, 홍보활동, 정보교류 등 추상적으로 기록해 실제로 공무에 집행됐는지가 불투명했다고 덧붙였다.경실련 이석연(李石淵) 사무총장은 “1999년 및 2000년 판공비 자료를 공개청구해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했다”며 “특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관광공사 석유공사는 정보를 제대로 공개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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