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유상부 포철회장의 경영론

  • 입력 2000년 12월 14일 18시 32분


“자만(自慢)하면 반드시 경영위기는 찾아옵니다”

포철 유상부(劉常夫)회장은 최근 임원진과의 대화에서 이말을 자주한다. 한국경제가 최근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라는 것이 유회장의 설명이다. 잘나가던 일부 기업들이 지금 생사기로에 놓여있는 것도 바로 자만에서 단초를 찾게 된다는 얘기다.

유회장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크릭(CRIC)론’을 내세운다.

국가나 기업 모두 마찬가지로 일정한 주기가 되면 위기(CRISIS)상황이 발생하게된다. 경쟁력이 취약한 기업은 여기에서 탈락하지만 대개는 위기국면임을 인식하고 구조조정(Restructuring)에 나서게 된다.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면, 효율이 높아지면서 일단 개선(Improvement)된 상황을 맞게된다.

그러나 문제는 다음단계. 상황이 좋아지면 십중팔구는 지나간 위기를 잊어버리고 자만(Conceit)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상부 식 ‘경영위기 사이클 론(論)’ 인 셈이다. 웬만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나 기업들은 위기(Crisis)→구조조정(Restructuring)→개선(Improvement)→자만(Conceit) 이라는 고질적인 현상을 되풀이 한다는 것. 자만에 빠지면 위기는 반드시 찾아오게 돼 있어 같은 상황을 반복하게 된다. 한국경제가 처해있는 상황이 이와 다를 수 없다는 것이 유회장의 설명이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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