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 주식 사야되나

  • 입력 2000년 12월 5일 18시 34분


세계적인 인터넷 경매업체인 e베이에 지분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 옥션에 대해 증권사들의 매수추천이 잇따르고 있다. 지분매각이 임박했다는 보도로 지난 4일 옥션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한 뒤 5일에는 소폭 하락했지만 국내외 증시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신중한 투자자세를 당부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협상이 아직 시작단계인데다 협상 자체가 시장에 일찍 공개되는 바람에 자칫 결렬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다.

▽왜 매수추천하나〓증시전문가들이 옥션에 대해 적극적인 매수의견을 내고 있는 이유는 세가지. 우선 수익성 개선으로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LG투자증권 오재원 선임연구원은 “수수료를 수익기반으로 삼고 있는 옥션이 15일부터 수수료를 2.5%에서 3.5%로 올릴 경우 내년 3·4분기 전까지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둘째 세계적인 기업과의 합병 또는 전략적 제휴에 따른 시너지 효과. 협상만 잘 된다면 국내진출을 모색하던 e베이와 경쟁할 필요가 없어져 시장 위협요인이 사라지는데다 e베이의 자금력과 국제시장 네트워크를 이용해 중국이나 대만 등으로의 진출도 가능해진다.

셋째 지분구조 개선 효과. 권성문사장과 권사장의 회사인 KTB 및 미래와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51%의 주식은 투기적 성향이 높았기 때문. 대우증권 조점호연구위원은 “현재 옥션의 지분은 투기성이 강한 자본의 비율이 높았지만 지분매각으로 기업 안정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투자위험은 남아 있다〓지분 매각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분매각은 비밀협상이 기본인데 너무 일찍 협상사실이 공개됐다는 점도 미심쩍다는 지적이다.

공교롭게 13일부터는 대주주 보호예수기간이 끝나 대주주도 마음대로 주식을 팔 수 있기 때문에 이 시점에 맞춰 매각설을 흘린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닷컴기업의 경우 객관적 기업가치 실사가 쉽지 않기 때문에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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