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미끼' 사이비금융사 무더기 적발

  • 입력 2000년 12월 5일 18시 34분


연 30∼50%라는 터무니없는 수익을 보장하거나, 피라미드 방식으로 서민들을 우롱해 온 사이비 금융업체들이 끊임없이 적발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비은행감독국은 5일 “에이스월드교역, 서울종합레저타운, 제일투자 등 7개 업체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에이스월드교역은 서울 부산 등 전국 6대도시에 지점을 두고 “영화제작사 등에 지분참여 방식으로 투자해 고수익 실현이 가능하다”며 월 2%의 확정배당금을 제시해 투자자를 모집한 혐의다.

한탕주의 욕구를 교묘하게 파고든 고금리 금융사기가 얼마나 기승을 부리는지는 금감원 홈페이지(www.fss.or.kr)의 ‘제도권 금융기관 조회’항목의 접속건수가 말해 준다. 10월9일 개설된 이곳에 5일까지의 방문자는 23만1300명. “높은 이자를 줄테니 목돈을 맡겨달라”는 권유를 받고 말로만 듣던 사이비 회사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 대부분인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금융사기를 막기 위해 금감원도 ‘위장감독’에 나섰다. 정기승(鄭奇承)국장은 “금감원 직원들이 금융회사를 직접 방문해 사기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 나가봤던 한 팀원은 “입에 익은 전문 금융용어를 쓰지 않기 위해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가령 ‘월 3.5% 이자’ 대신 ‘월 3부5리 이자’라고 하거나 ‘자금 운용’ 대신 ‘돈을 놓고 싶다’는 표현을 쓴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또 “퇴직금이나 교통사고 보험금 등으로 목돈을 받은 사람에게 접근해 ‘곧 코스닥에 오를 벤처기업 등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려주겠다’는 유혹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화확인이 불가능한 중국 필리핀 등지의 외국기업에 투자한다는 말은 반드시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문의 금융감독원 02―3786―8156∼7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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