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場엔 '실적株' 최고

  • 입력 2000년 11월 16일 18시 43분


15일 발표된 상장 등록기업의 3·4분기까지 누적 실적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발표된 실적만으로 장세를 상승세로 돌리기는 어렵다는 게 증시 주변의 관측이다. 대부분 기업의 실적은 이미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된 상태.

그러나 어둠이 짙을수록 조그만 불빛이라도 밝게 보이는 법. 실적이 탄탄히 뒷받침되는 종목은 요즘 같은 침체장에서 상대적으로 빛날 수 있다. 외국인도 실적을 가장 중요한 매매 잣대로 사용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을 기초로 기업의 향후 수익력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실적이 좋은 종목은 장세와 무관하게 상승할 가능성도 있고 앞으로 장세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테마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대우증권은 16일 2·4분기에 비해 3·4분기에 영업이익이 늘어난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 유망종목을 선정해 발표했다.(표 참조) 영업이익이 늘어난 종목 가운데 부채비율이 시장 평균에 비해 낮고 당기순이익 역시 전 분기보다 증가한 종목을 뽑았다.

기업의 영업 실적을 평가할 때 매출이나 순이익의 증감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기업의 본업인 영업 활동에서 나오는 이익으로 본질적인 기업의 내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주식 투자나 예금 이자같은 영업외 수익이 포함된 경상이익과도 다른 개념이다.

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자기자본 수익률(ROE)도 기업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다. 이번 실적 발표에 따르면 거래소 기업 가운데에선 한국전기초자의 ROE가 34.1%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컴퓨터 삼성전자 삼일제약 한국쉘석유 근화제약 광전자 일정실업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코스닥 등록법인 가운데에선 태산엘시디가 45.5%로 가장 높았고 쌍용정보통신 삼영열기 휴맥스 모아텍 파세코 현대멀티캡 국순당 경동제약 웰링크 등의 순으로 ROE가 높았다.

기업의 실적을 분석해놓은 각종 집계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는 기업에 일단 주목해야 하지만 단순히 수치만 가지고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주변 환경과 기업 내부의 특수성 덕분에 일상적인 영업 활동 결과를 벗어나는 의외의 실적이 나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혹시 계절적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도 꼼꼼히 따져본다. 3·4분기 실적은 이미 과거의 자료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화려한 실적이 앞으로 계속 이어질지 점검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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