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실적 '제자리걸음'…매출 증가율 크게 둔화

  • 입력 2000년 11월 15일 18시 50분


최근 경기악화 때문에 상장 기업의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금융불안과 경기하강의 영향을 좀더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실적 둔화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15일 증권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는 574개 12월결산 상장사 중 분석이 가능한 446개사를 대상으로 3·4분기(7∼9월)실적을 조사한 결과 3·4분기 매출액이 120조6701억원으로 2·4분기(118조2055억원)에 비해 불과 2.08%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2·4분기 매출액 증가율(5.20%)에 비해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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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순이익은 5조2742억원으로 2·4분기의 3조7299억원에 비해 41.4% 증가했다.

올들어 9월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16조1567억원으로 이미 작년 연간 순이익 12조4334억원을 웃도는 사상최대 기록. 하지만 삼성전자를 포함한 상위 10대 기업의 순이익(총 12조7547억원)이 전체 순이익의 79%를 차지하는 등 이익의 편중현상이 심화된 점에 비춰볼 때 그 의미가 크게 축소된다는 지적이다.

코스닥기업은 상장사에 비해 실적둔화폭이 더 커 경기위축에 훨씬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12월결산법인 335개사의 3·4분기 매출액은 6조325억원, 순이익은 1352억원으로 2·4분기에 비해 각각 10%, 53%나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올 2·4분기 8.0%에서 3·4분기엔 6.0%로 하락, 수익성도 저하됐다. 다만 1∼9월 누적순이익은 7589억원으로 작년보다 20% 증가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매출액 증가율이 둔화된다는 것은 기업들이 경기둔화에 따른 충격을 직접적으로 받기 시작했다는 증거”라며 “겨울엔 계절적 요인으로 기업활동이 위축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4·4분기 수익성은 더 악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강운·김두영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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