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부도모면…채권단, 출자전환등 검토 시사

  • 입력 2000년 10월 31일 18시 58분


현대건설이 가까스로 최종 부도위기를 넘겼다.

정부와 채권단은 이에 따라 현대건설측이 앞으로 자구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자금난이 지속될 경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통한 출자전환 또는 법정관리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현대건설의 최종부도에 대비해 채권금융기관 협의회 구성 등의 관련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와 채권단이 현대건설의 자구계획이 미흡한 상황에서 결제자금 만기가 계속 돌아올 경우 현대건설이 버티기 어렵다고 보고 ‘시장 원리’에 따라 처리한다는 방침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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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현대건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전날 외환은행에 돌아온 726억원중 224억원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맞았으나 이날 이 자금을 모두 막아 최종부도는 가까스로 모면했다. 현대건설은 이날 돌아온 264억원중 진성어음 19억8000만원은 결제했다. 나머지 기업어음(CP) 319억8000만원은 만기연장됐다.

외환은행 이연수(李沿洙)부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10월에 현대건설의 자구계획중 전환사채(CB) 800억원을 계열사에서 인수하지 않는 등 자구계획에 차질이 빚어졌고 금융권이 만기연장 합의에도 불구하고 1400억원을 회수해 1차부도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부행장은 “현대건설측에 대주주의 유상증자, 서산간척지 매각처분 등의 자구안 이행을 다시 촉구했으나 미흡할 경우 최종부도까지 대비하고 있다”며 “현대건설의 최종부도 즉시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구성해 현대건설 정상화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출자전환이나 법정관리를 통한 경영권 박탈을 추진할 것”이라며 “늦어도 3일까지 현대건설의 처리방안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 1차부도와 대한통운의 워크아웃 중단설이 나온 이날 금융시장은 단기악재로 장초반 혼란을 보였으나 이를 장기적 호재로 받아들이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박현진·이나연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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