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사실상 퇴출]의미와 파장

  • 입력 2000년 10월 30일 23시 08분


30일 채권단이 동아건설의 신규 자금지원 요청을 거부함으로써 동아건설의 퇴출이 불가피해졌다. 이른바 ‘부실 징후 빅3’ 중 처음이다.

물론 아직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단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동아건설이 돌아오는 자금결제 수요를 자신의 힘으로 막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금융계는 퇴출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

채권단의 이날 결정은 ‘더 이상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을 수 없다’는 계산과 ‘빅3 중 적어도 한 곳은 퇴출시켜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가 맞아떨어져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성의는 보였다〓그동안 시장은 2차 기업구조조정을 앞두고 현대건설 동아건설 쌍용양회 등 부실 대기업의 퇴출을 강력히 요구했다. 부실판정 대상 기업이 약 200개에 이르지만 시장에 충격이 없는 ‘잔챙이’만 없애서는 제대로 된 개혁으로 볼 수 없다는 것.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조흥은행이 쌍용양회를 회생시키겠다고 나서고, 정부와 외환은행 등도 현대건설 퇴출은 있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수차례 보내자 주식시장에서 ‘실망 매물’을 대량으로 쏟아냈다.

한 외국계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마불사(大馬不死) 신화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은 ‘빅3’ 중 한 곳이라도 퇴출당하지 않는다면 한국시장을 떠나겠다는 의견도 많았다”며 채권단의 이날 결정을 환영했다.

한편 동아건설이 ‘희생양’이 됨에 따라 현대건설 쌍용양회 등은 퇴출압력을 상당부분 벗어날 전망이다.

▽건설사 줄줄이 퇴출당하나〓우방 미주실업에 이어 동아건설까지 워크아웃 탈락이 유력해지자 건설업체에 대한 워크아웃 무용론(無用論)이 강력하게 대두될 움직임.

채권단은 건설업체가 워크아웃제도의 혜택을 보기 힘들다는 ‘태생적 한계론’을 강조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건설사는 물량을 수주하고 이에 따른 중도금 등으로 현금을 확보하기 때문에 대외 신뢰도가 가장 중요한데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순간 이같은 선순환(善循環) 흐름이 깨진다는 것.

제조업처럼 신상품을 개발해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건설경기마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어 산 넘어 산이다. 은행가에서는 우방은 지역정서 덕택에, 미주실업은 박상희 의원이 사주(社主)라는 점 때문에, 동아건설은 해외에 미치는 이미지 때문에 지금까지 연명해왔다고 보고 있다.

▽채권단 득실〓8월말 현재 동아건설에 대해 총 3조7674억원의 채권을 갖고 있는 채권단은 기관마다 득실이 다르다.

동아건설 총여신 중 16%가 넘는 5477억원의 대출금과 지급보증을 갖고 있는 서울은행은 47%의 대손충당금을 쌓아놓은 상태. 충당금 적립으로 인한 손실은 지난달 말 정부에 요청한 1조3000억원의 공적자금에 이미 반영해 놓았다. 따라서 서울은행 입장에서는 동아건설 워크아웃이 중단되고 청산 쪽으로 가닥을 잡아도 큰 손실이 없는 셈.

반면 4395억원의 여신을 갖고 있는 외환은행은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20%에 그쳐 퇴출당할 경우 추가손실 발생이 불가피하다. 공적자금을 받지 않고 독자 생존하겠다는 경영개선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된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동아건설 재무제표 및 영업현황
재무제표영업현황
자본금 6,160매출액 7,974
총부채36,637경상이익-2,494
총자산42,797당기순이익-6,190

동아건설 채권단 의결권 비율
구분채권금액
(대출+지급보증)
의결권
비율
은행권(18개)21,85166.36
종금사(6개) 3,37210.24
보험사(3개) 4,79914.57
투신사(4개) 1,3103.98
기타기관(6개) 1,5994.85
특정금전신탁 682-
합계33,613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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