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기업, 연내 만기 회사채 12조원...자금난 우려

  • 입력 2000년 10월 8일 20시 00분


30대 계열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중 앞으로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액수가 약 1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삼성 LG 등 일부 그룹을 제외한 대부분 그룹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투자부적격채권인 BBB미만에 머물러 회사채의 신규 또는 차환발행이 사실상 불가능, 심각한 자금난이 예고된다.

8일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30대 계열기업이 연말까지 상환해야 할 회사채는 11조9763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룹별로는 LG그룹이 2조6600억원으로 제일 많고 현대(2조4450억원) 삼성(2조3950억원) SK(1조1510억원) 등의 순으로 4대 재벌이 전체의 72.3%나 됐다.

그러나 회사채 만기가 많은 현대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은 모두 BBB이하여서 신규발행은 물론 차환발행(만기물량의 만기를 연장하는 것)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LG그룹 계열사도 캐피탈 전자 화학 등 일부 계열사만 회사채 발행이 가능한 AA―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A와 BBB등이어서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이 많다.SK그룹도 SK텔레콤과 SK만 회사채 발행이 가능할 뿐이다.5대 이하 그룹들의 회사채 만기물량은 그다지 많지 않으나 롯데를 제외하곤 신용등급이 BBB이하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삼성그룹은 제일모직(BBB)과 호텔신라(A―)등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곤 A+이상이어서 회사채 발행에는 그다지 어려움이 없다.정부는 채권형 펀드 10조원 추가조성 등으로 자금시장 안정을 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이 조치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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