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매각협상 급진전...GM- 피아트 인수의향서 제출

  • 입력 2000년 10월 8일 19시 56분


GM―피아트 컨소시엄이 대우자동차 인수를 위한 의향서를 제출함에 따라 대우차 매각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GM―피아트 컨소시엄은 이번 주 안에 실사작업에 착수한 뒤 관심있는 일부공장에 대해서는 정밀실사에 들어가기로 함에 따라 이르면 내년초쯤 채권단과 GM컨소시엄 사이에 인수계약서가 체결될 전망이다.

▽매각절차 포드 때와 다르다〓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기초 실사를 한 번 한 뒤 일부 관심있는 법인에 대해서는 정밀실사를 다시 벌이게 된다”며 “지난번 포드 협상과는 절차가 약간 달라졌다”고 말했다. 즉 일괄매각을 원칙으로 하던 지난번 협상과 달리 분리 매각 가능성을 열어놓음으로써 GM컨소시엄으로서는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진 것이다. 또 실사를 해 본 뒤 인수가격 및 조건을 협상하기로 함에 따라 GM의 부담감도 훨씬 적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GM은 3월부터 6월사이 대우차에 대한 기초실사를 끝낸 상태이므로 형식적으로 며칠 실사를 한 뒤 관심있는 법인 및 공장에 대해 정밀실사에 곧바로 들어갈 예정이다.

▽GM, 왜 일괄인수 결심했나〓GM은 이미 피아트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자동차 신규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할 아시아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이에 따라 대우차가 매물로 나온 이후 몇 년동안 꾸준히 대우차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으나 대우차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선뜻 좋은 조건으로 인수에 나설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엔 더 이상 인수 희망자가 없는 호기를 맞았고 여러 조건상 최대한 유리하게 협상을 이끌어낼 자신이 있기 때문에 협상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일괄매각, 속단하긴 이르다〓GM은 일단 국내외 전체 공장에 대해 실사를 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사실상 한국내 국내 일부공장과 일부 법인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GM은 이미 피아트와 제휴를 통해 아시아권을 제외한 세계시장 공략에 대한 큰 틀을 이미 짜 둔 상태라 대우의 해외법인에 대해서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관측이다. 소형차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줄 수 있는 군산 창원공장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대우의 판매망인 대우자판과 트랜스미션을 생산해 대우차에 납품하는 대우통신의 보령공장도 GM의 관심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부평공장은 생산설비가 낡은 점에서, 쌍용차는 다임러크라이슬러와 기술제휴가 체결돼있다는 점에서 크게 탐탁지 않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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