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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0월 4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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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4일 국무회의를 열고 43개 공공기금의 내년도 운용 규모를 올해보다 10.9% 증가한 146조4813억원으로 확정, 12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기금은 특정한 분야의 사업에 대해 지출이 필요한 경우 예산과 별도로 설치 운용하는 것으로 61년부터 시행돼왔다. 그러나 기금 수와 규모가 증가하면서 주먹구구식 운용과 예산과의 차별성 미흡, 자산 운용의 전문성 부족 등으로 심각한 국가 재정 적자를 불러왔다.
내년 공공기금 운용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43개 공공기금의 사업비(기금관리비 포함)를 사상 처음으로 올해보다 2조원(4.1%) 축소시키는 등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기금 재정수지를 올해 11조2000억원 적자에서 내년에 균형으로 맞추기로 했다.
이 경우 정부의 재정활동의 건전성을 파악하는 지표인 통합재정수지(일반회계+특별회계+공공기금)도 내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0.2%로 크게 개선된다.
전윤철(田允喆)기획예산처 장관은 “올해 처음 실시된 기금운용 평가에서 지적된 내용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며 “핵심 역량사업 주력과 기금과 예산간의 지원 일원화, 자산운용 전문가 채용 확대 등을 통해 기금재정 수지를 균형으로 맞추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계획안에 따르면 수입은 자체수입이 7조7908억원(20.2%)이 늘어난 반면 일반회계 출연금 등 정부내부수입은 3조5987억원(―8.7%)이 줄어 수입 구조가 개선됐다. 지출은 사업비가 2조185억원(―4.1%)이 감축됐고 기금관리비도 147억원(3.1%) 늘리는 선에서 억제함으로써 여유자금 운용이 11조5410억원(43%)으로 확대됐다. 내년도 기금 순조성 규모 누계액은 293조9180억원으로 올해보다 40조7039억원(16.1%) 늘어날 전망이다.정부는 특히 기금재정수지 개선을 위해 기금설치목적에 부합하는 역점사업을 중점 지원하고 기금관련 조직 및 기능을 축소했다. 공공성이 낮은 기능은 민간부문으로 넘겼으며 경상지출과 기금관리비를 최소한으로 반영했다. 정부는 2003년까지 유사 중복기금을 정비해 기금수를 55개로 줄이고 기타기금의 공공기금화를 비롯, 기금운용에 대한 점검, 평가 체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