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모터쇼’로 본 세계 자동차 흐름

  • 입력 2000년 9월 27일 18시 35분


21세기 세계 자동차시장은 첨단 중소형차 전성 시대가 될 전망이다.

고유가 시대를 헤쳐나가면서도 고급스러운 차를 타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기위해 초경량에다 환경친화적이면서 크기가 작아진 고급브랜드 차가 대거 쏟아져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28일∼29일 프레스데이(언론에 공개하는 기간)를 시작으로 다음달 15일까지 ‘2000 파리모터쇼’가 열린다. ‘2000년 세계―혁신의 신호’를 주제로 세계 11개 국에서 43개 업체가 참가하는 이번 모터쇼에서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은 각종 신차와 컨셉트카를 내놓으며 21세기 전략을 선보였다. 현대 기아 대우 등 국내 업체들도 기존 양산차량 가운데 유럽에서 처음 선보이는 차량들을 출품해 놓고 유럽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중소형 고급차 출시붐〓피아트는 이번 모터쇼에서 소형 3도어 스포티카인 ‘알파로메오 147’를 선보였다. 기존 승용차였던 ‘알파로메오 145’를 조금 고급화시킨 개념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아반떼 XD급인 C클래스의 쿠페와 세단을 동시에 내놨다. E클래스나 S클래스보다 한 단계 아래면서도 기존 고급차량의 이미지는 그대로 유지한 것이 특징. 앞창문부터 리어스포일러까지 모두 유리로 만들었다.

BMW는 기존 3시리즈의 웨곤형을 바탕으로 해서 초경량 신공법을 적용한 컨셉트카 ‘Z22’를, 아우디는 컴팩트 사이즈 고급차 ’A4’를 선보였다.

푸조도 소형 스포츠카인 ’206cc(쿠페 컨버터블)’를 내놨는데 이 차는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컨셉트카로 등장했던 것이다. 평소에는 지붕이 덮인 쿠페형으로 타면서 정숙성을 즐기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16초만에 지붕이 없는 컨버터블로 바뀌어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더 가볍게 더욱 첨단으로〓차체 경량화는 세계 자동차업체의 해묵은 숙제다. 유럽 및 미국시장에서 환경오염 규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적고 고유가시대를 맞아 연비를 높이기위한 자동차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BMW의 컨셉트카 ‘Z22’가 대표적이며 오펠이 선보이는 3ℓ카 개념의 ‘콜사’도 마찬가지다. 3ℓ카는 휘발유 3ℓ로 100㎞를 달릴 수 있는 차. 즉 1ℓ로 33.3㎞를 갈 수 있을 만큼 연비가 뛰어난 차다.

이와 함께 이번 모터쇼에서는 인터넷 등 통신관련 사양이 탑재된 차량이 크게 증가했다. 일정 지역 안에서는 컴퓨터 핸드폰 PDA 등 정보통신기기를 무선으로 고속통신하는 근거리 무선데이터 전송기술이 다양한 형태로 선보여 정보혁명시대를 실감케 하고 있다. 이밖에 그동안 큰 인기를 끌었던 소형 및 중형차가 완전히 모델체인지를 해 새로운 얼굴을 선보이며(BMW 미니쿠페) 밴도 소형 부문에 출시가 이어진다(오펠 비바로, 르노 트래픽).

▽유럽시장을 노리는 국산차〓국내 자동차 3사는 올 가을부터 유럽에서 판매하는 모델들을 출품했다. 우선 기아자동차가 29일 모터쇼 현장에서 10월부터 유럽에 수출하는 중형세단 ‘옵티마’(수출명 마젠티스)의 신차발표회를 갖는다. 이 행사에는 정몽구회장도 참석한다.

대우자동차도 9월부터 유럽판매에 들어간 ‘레조’(수출명 타쿠마)와 소형 컨셉트카 ‘칼로스’를 전시하고, 현대자동차는 ‘싼타페’ ‘아반떼XD’와 함께 2인승 스포츠카인 컨셉트카 ‘네오스’ 등을 선보이고 세계시장 공략을 선언해놓고 있다.

<파리〓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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