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69%, 경유 23% 인상- 에너지가격 개편안

  • 입력 2000년 8월 30일 18시 35분


30일 정부가 내놓은 에너지가격 개편안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6월 내놓은 안에 비하면 액화석유가스(LPG)와 경유의 가격 인상폭이 크게 낮아졌다. LPG승합차 이용자 등 이해당사자들의 거센 반발에 밀려 ‘왜곡된 가격구조의 개편’이라는 당초 명분에서 한발 물러선 셈.

정부안은 31일 오후 3시 대한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공청회에 올려진다.

▽언제 얼마나 오르나〓내년과 내후년 2년에 걸쳐 인상된다. 두 해 동안 인상폭을 비슷하게 안배했다.

수송용 LPG는 2002년까지 지금보다 69%, 경유는 22.8% 오른다. LPG는 최고 170%, 경유는 80%까지 올린다는 6월의 안에 비해서는 인상폭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 인상폭은 현재의 휘발유 가격을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휘발유 가격이 내려간다면 경유와 LPG 가격도 인상폭이 줄어들게 된다.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을 조정하기 위해 휘발유 값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채택되지는 않았다. 정부는 “휘발유 값이 내리면 에너지 낭비가 심해진다”고 이유를 댔지만 막대한 세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가정용은 물가부담을 감안해 등유 값만 약간 올리고 나머지는 현행대로 유지된다. 수송용과 가정용 유류 간에 가격 차가 벌어지면 불법 전용이 많아질 것으로 보여 정부는 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중이다.

산업용 중유와 액화천연가스(LNG)는 기업의 생산비용 부담, 환경보호 등을 고려해 소폭 조정된다.

▽보상대책〓LPG와 경유를 많이 쓰는 장애인 상이유공자 운수업계에 대해 최대한 지원한다는 게 정부 방침. 아예 세금을 면제해주는 방안과 보조금 지급 방식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으나 보조금 지급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장애인 계층에는 평소에 쓰는 차량 연료값을 평균적으로 계산해 정액으로 나눠주거나 개인별로 차량 연료 쿠폰을 만들어 지급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중이다.

운수업계에는 인상분을 지방 주행세에 포함시켜 지방자치단체별로 실정에 맞게 인상분을 전액 보조하는 방법이 유력하다.

정부는 또 인상분으로 인한 추가 수입 중 일부는 에너지 절약 기술 개발 및 이용 합리화 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기업들의 절약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를 확대하고 절약 전문 기업에 대한 융자금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