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경고등' 울리는 한국호

  • 입력 2000년 8월 27일 19시 13분


외국인들이 한국의 증시와 경제를 전망하는 데 중요시하는 요인중 하나가 바로 경상수지와 환율이다. 경상수지는 한국 경제가 얼마나 건전한가를 재는 바로미터이고, 환율은 경상수지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투자이익의 크기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많은 변수들이 있지만 이 두 가지의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선 경상수지를 보자.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개선됐던 경상수지는 올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경상흑자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게다가 국제유가가 급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원자재 가격도 오르고 있어 전망도 좋지 않은 편이다. 31일 발표될 7월 국제수지동향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환율의 영향은 훨씬 복잡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외환시장이 마비상태에 빠졌다.

정부의 영향으로 환율이 1114∼1115원 사이에서 고정되다시피 한 채 움직이지 않자 외환딜러들이 사실상 거래를 중단해 버린 것이다. 그러나 외부의 요인에 의해 환율이 급격하게 변동할 가능성이 있어 환율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경기하락의 가능성, 특히 경착륙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경기가 빠른 속도로 후퇴하고 있다는 걸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당장 발등의 불은 100선을 위협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을 되살리는 일이다. 코스닥위원회는 지난주 여러 대책을 건의하겠다고 발표했다. 뭔가 좋은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하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1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는 코스닥시장 대책을 비롯해 여러 가지 경제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현대사태로 금쪽 같은 시간을 낭비한 만큼 경제정책 당국은 여건변화에 따라 정비할 필요가 있는 사항들을 시급히 마무리지어야 할 때다.

이밖에 △주택은행의 소송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삼성자동차 매각 △대우 분식결산 조사결과 발표 △정보통신부 홈페이지 해킹을 계기로 본 인터넷 검열 논란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 자진 사퇴 여부 △구멍난 수입수산물 검역△IMT―2000 기술 표준 논쟁 등도 주의 깊게 추이를 지켜보아야 한다.

park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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