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노베이션 클리닉]거실-주방 화사한 변모…우리집 맞아?

  • 입력 2000년 8월 24일 18시 39분


분당 신도시의 25층짜리 고층아파트에 살던 주부 김선영씨(42·사진)는 건강이 나빠지자 낮은 층으로 집을 옮기고 싶었다. 몸이 아프니까 흙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심리적인 부담감을 주는 지상 70m 높이인 24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집을 내놓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최근 분양되는 아파트들의 첨단 설비와 휘황찬란한 인테리어에 눈이 높아진 사람들이 낡은 아파트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

“중개업소에서 시세보다 1000만원 싼 4억원 정도에 급매물로 내놓는 게 좋겠다고 말할 땐 손해보는 느낌마저 들었어요.”

과감히 집 단장을 겸한 리노베이션 공사를 하기로 마음먹고 리노플러스닷컴을 찾았다. ‘집도 화장을 해야 잘 팔린다’는 주변의 충고에 따른 결정이었다.

리노플러스닷컴은 김씨의 집이 50평형 대형 아파트인 점을 감안, 내부 공간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마감재는 가급적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공사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우선 집 분위기를 결정하는 관건인 거실과 발코니를 대폭 뜯어 고쳤다. 거실은 모노륨을 뜯어내고 나무 바닥재를 깔았다.

동(棟)간 거리가 짧아 앞집에서 베란다쪽이 보이는 단점이 있어 발코니에 거실 바닥재와 같은 질감의 타일을 깐 뒤 가리개 역할을 할 수 있는 층이 진 화단을 설치하고 나무와 꽃을 심었다.

주방은 시원한 느낌이 나도록 주방 옆에 있는 세탁실의 문을 없애고 거실과 같은 바닥재와 벽으로 꾸며 일부 공간을 식당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안방 욕실의 욕조를 뜯어낸 뒤 샤워부스를 설치하고 남은 여유 공간에 샤워를 마치고 간단히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드레스 룸을 만들자 부부만의 공간이 훨씬 아늑해졌다.

집을 고치면서 이웃들의 불편을 줄이려고 신경을 썼다. 공사를 하기 전에 옆집과 아래 윗집에 케이크를 사들고 가 양해를 구했고 공사가 끝난 뒤에도 감사의 표현을 잊지 않았다. 건자재나 쓰레기가 복도에 쌓이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을 썼다.

2주간에 걸쳐 이처럼 집을 고치는 데 든 비용은 3500만원(표 참조). 리노베이션이 끝나자마자 살려는 사람이 나타났고 김씨는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무려 5300만원 이상 비싼 4억 6300만원에 팔았다. 김씨는 “요즘 이웃들이 자기들도 집을 고쳐야겠다며 요령을 알려달라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며 웃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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