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교보생명 상장, 해 넘길 듯

  • 입력 2000년 8월 8일 18시 47분


늦어도 올 연말까지 매듭짓기로 했던 삼성, 교보생명의 상장건이 또다시 해를 넘길 전망이다.

금융감독위원장의 교체로 이달 중으로 예정됐던 이들 생명보험사의 상장 방안 발표가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이근영(李瑾榮)금감위원장 내정자가 현안인 현대문제 등에 주력하다 보면 생보사의 상장 업무를 파악하고 관련 부처와 조율하는 데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8일 밝혔다.

상장예비심사에서 완료까지 최단 114일이 걸리기 때문에 금감원의 상장방안 발표가 8월을 넘기면 실질적으로 연내 상장은 어려워진다는 것.생보사 상장문제는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해 삼성자동차의 부채 2조8000억원을 해결하기 위해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내놓으며 불거졌다.상장할 경우 기존 주주가 막대한 차액(자본 이득)을 얻게 될 것으로 알려지자 일부에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것. 시민단체와 정부는 국내 생보사가 ‘형식적’으로는 주식회사이지만 ‘내용적’으로 상호회사인 만큼 계약자에게도 주식을 직접 배분하라고 요구하자 업계는 상장후 계약자에게 청약우선권을 주는 방안, 자본재평가액을 현금으로 배분하는 방안으로 맞섰다.금감원은 지난해 4차례에 걸친 공청회에서도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올 초 미국계 컨설팅사에 의뢰해 여기서 받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검토 중이다.한편 계약자에게 청약우선권을 부여하는 쪽으로 상장방안이 확정됐다는 설(說)에 대해 금감원의 고위 관계자는 “계약자 청약우선권 부여는 상장 이후의 문제”라며 “상장시 계약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지분을 배분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상장방안과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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