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무역장벽 심하다" 아시아國, WTO서 제소남발등 비난

  • 입력 2000년 7월 20일 18시 38분


인도 말레이시아 홍콩 등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연합(EU)의 무역 장벽이 지나치게 높다며 잇따라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EU로부터 14건의 수입규제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도 이들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아시아지역 국가들은 12∼14일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의 EU무역정책 검토회의에서 EU의 섬유 및 농산물에 대한 교역 장벽이 높을 뿐만 아니라 노동과 환경 기준을 일방적으로 강요해 오히려 무역 왜곡효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특히 EU가 최근 섬유 의류 가전제품 자동차 농산물 등의 수입에 대해 반덤핑 관세 및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호 장벽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품목별로 보면 섬유 분야의 경우 EU측은 겉으로는 WTO 협정에 따라 할당제(쿼터)를 철폐하는 움직임을 보이고는 있으나 지금까지 쿼터를 없앤 섬유제품은 전체 쿼터제한 품목의 5.4%에 불과해 실제로 혜택을 받은 개도국이 거의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농산물 분야는 EU측이 밀과 유제품 등 기초 농산물에 대한 공동농업정책(CAP)을 펼치고 있어 여전히 관세가 높다는 불만이 나왔다.

또 지난해 조사가 시작된 85건의 반덤핑 제소 가운데 대부분이 자체 규정을 침해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는 등 EU측이 제소를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우리나라는 현재 6개 품목이 반덤핑 규제를 받고 있고 8개 품목에 대해선 조사가 진행중이다.

KOTRA측은 “이번 회의에서는 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호주와 뉴질랜드 등도 EU측의 무역 장벽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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