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주식소유 분석]계열사 줄었지만 출자총액 늘어

  • 입력 2000년 7월 19일 18시 58분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으로 30대 그룹의 소유지배구조는 1년 사이 다소 개선된 면을 보였다.

내부지분이나 계열사 수 등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계열사에 대한 출자 등 출자총액은 급증해 ‘동반 부실화의 고리’는 여전히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의 4월15일 현재 출자총액은 45조9000억원으로 작년보다 16조원이 증가했다. 4대 그룹을 포함해 19개 그룹의 출자총액이 증가했다.

특히 부실계열사에 대한 지원이나 오너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이용되는 순환출자는 34조6000억원으로 98년 15조2000억원, 99년 26조1000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출자총액이 이렇게 많이 늘어난 것은 주로 유상증자 참여 때문으로 출자총액 증가분의 45.6%를 차지했다. 이 중 7조원은 계열사가 재무구조개선(부채비율 축소)을 위해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대부분 4대그룹의 몫이었다.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출자총액 제한제도(순자산의 25% 이내)를 초과하는 금액은 19조8000억원에 달했다.

계열사와 영위업종 수가 나란히 줄어든 것은 구조조정에 따라 비주력분야의 계열사가 대거 정리된 데 따른 것으로 과거와 같은 문어발식 사업확장 추세는 일단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30대 그룹의 내부지분은 1년 전보다 크게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해 30대 그룹 계열사가 부채비율 축소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내부지분이 갑자기 높아졌던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높은 수준이다.

공정위는 “출자총액이 늘어났는데도 내부지분이 낮아진 것은 내부지분이 높은 회사가 매각 또는 합병 등으로 계열에서 제외되거나 외국인투자 유치 등으로 내부지분이 줄었기 때문”이라면서 “내부지분 43.4%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소유구조가 과거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재벌 총수의 지분은 △SK 최태원 회장 3.1% △한진 조중훈 회장 2.2% △현대 정주영 회장 0.9% △삼성 이건희 회장 0.6% △LG 구본무 회장 0.4% 순으로 나타났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