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0년 7월 4일 18시 5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위대한 CEO(최고 경영자)는 만들어지는 걸까,아니면 타고나는 걸까’.
최근 CEO의 특성과 자질을 다룬 책 두 권이 동시에 출간됐다. 인재스카우트 회사 스펜서 스튜어트사의 사장인 토머스 J 네프 등이 미국의 대표적 CEO 50명을 직접 만나 인터뷰, 이들의 공통점 6가지를 제시한 ‘CEO가 되는길’. 또 다른 한권은 한글과컴퓨터의 전하진 사장이 출간한 ‘E비즈니스 성공전략’. 두 책 모두 훌륭한 리더의 자질을 열거했지만 토머스 네프는 후천적 노력을 강조하는 입장이고 전사장은 선천적 자질을 강조한 것이 특징.
▼CEO가 되는 길▼토머스 J 네프外
▽리더는 조직내에서 최고의 전략가〓오늘날처럼 기업간의 경쟁이 격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가 성공적인 전략 창조의 밑거름이 되야 한다.
GE의 젝 웰치는 20여년간 GE의 최고 전략가였다. 웰치는 일찍이 ‘제조업은 죽었다’고 선언한뒤 GE의 초점을 서비스로 옮겨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켰다. 결국 리더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야하며 그 아이디어가 조직내에서 사장되지 않도록 조직내에 길을 닦아야 한다.
▽최고의 경영팀을 만들어라〓위대한 리더는 그의 열정 태도 가치를 공유하고 기술과 경험을 갖고있는 강력한 부하들이 꼭 옆에 있다. AOL의 스티브 케이스는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를 고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는 어떤 곳도 할 필요없을 정도로 좋은 부하를 거느린 CEO가 되도록 노력하라”고 말했다.
▽위대함을 성취하도록 직원들을 격려하라〓사슬과 채찍을 사용해서는 우수한 두뇌집단을 구축할 수 없다. 부하에게 권한을 이양하고 그들을 지지하며 그들의 방식을 인정함으로써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리더가 부딪치는 최초의 도전은 직원들의 힘을 자유롭게 하여 그 자유를 조직의 전략에 활용하는 것이다.
▽유연하고 대화가 가능한 조직구축〓변화하는 고객의 욕구를 맞추려면 기업 역시 유연성과 속도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웰치의 표현대로 ‘벽없는 조직의 힘’이 필요하다. 시스코의 존 챔버사는 기업내 계급을 없애고 의사결정을 가속화하며 고객의 불만사항을 최고로 빨리 개선함으로써 기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조직목적에 맞는 보상제도를 확실히 만들어라〓예산안 책정, 성과측정과 같은 경영 시스템이 조직의 가치와 전략에 부함됨과 동시에 강화되야만 효과가 크다. GE는 일에 대한 보상이 확실한 회사다. GE 직원중 2000명 이상이 백만달러이상의 스톡옵션을 받고 있고 수당은 실적과 주식가치와 연계돼있다.
▽청렴하게 생활하고 솔선수범하라〓사람들은 리더에게 편안함을 느끼면서 동시에 리더가 자신들을 어떤 방향으로 확신을 가지고 인도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자신들을 이끄는 사람이 직접 솔선수범해주길 바란다.
▼E비즈니스 성공전략▼한글과컴퓨터 전하진 사장
전사장은 상당수 직장인들이 ‘미래의 CEO’를 꿈꾸며 살아가지만 후천적 노력만으로 이뤄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CEO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을 재미로 삼고 도전정신이 충만해야 하고 이런 특성은 학습으로는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전사장은 또 CEO는 직장인이 올라가야 할 히말라야 정상이 아니라 등산대의 리더라고 말한다. CEO는 관련된 다수 이해당사자의 이해를 구하며 때로는 어려운 결정을 과감하게 내려야한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성격이 CEO 자리가 맞지 않으면 좋은 CEO가 되기 힘들다는 것.
전사장은 기업의 주인은 CEO나 직원이 아닌 주주라고 강조한다. 회사의 주인은 주주이고 주주의 이익을 대표하는 이사회가 구성되며 CEO는 이사회가 정한 사업방향 임무 등을 수행사는 최고책임자다.
“CEO는 어떤 면에선 영화감독과 비슷합니다. 좋은 영화 제작에는 미술감독 기술감독 촬영감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한 것처럼 CEO도 CTO(기술책임자) CFO(재무 책임자) COO(운영책임자) CKO(지식경영자) CIO(정보기술책임자) 등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회사를 위한 최종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이밖에 CEO가 갖춰야 할 요건은 △위기관리능력 △인적 네트워크 △투명성 △미래비전.
어려운 회사일수록 CEO의 역할이 중요하다는게 전사장의 지론. 우선 누구보다 먼저 위기를 직감적으로 또는 수치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예측력이 있어야 한다. 또 ‘험난한 파도를 헤쳐가는 능숙한 선장’처럼 조직이 위기에 빠졌을 때는 조직의 모든 잠재역량을 동원할 줄 아는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인적 네트워크도 전사장이 강조하는 필수요건.
“엔지니어 출신 사장들 중에는 사람 만나는 일을 싫어하고 자신의 아집을 내세워 인간관계가 좋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만하고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는 CEO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입니다.”
<이병기·성동기기자>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