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SK회장 "한국재벌체제 15년내 없어진다"

  • 입력 2000년 5월 17일 00시 42분


젊은 재벌총수가 공개석상에서 국내 재벌체제의 ‘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해 주목을 받고 있다.

SK그룹 최대주주인 최태원(崔泰源·40·사진) SK㈜회장은 16일 서울 한국과학기술원(KAIST)테크노 경영대학원 초청강연회와 기자간담회에서 “외국인이 보기에 ‘희한한 비즈니스 모델’인 재벌체제는 앞으로 10년 또는 15년이내에 없어질 것”이라며 “재벌이 스스로 이런 모델을 깨지 못한다면 사회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시장에서 살아남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회장은 또 “(글로벌경쟁시대에) 재벌총수가 계열사의 모든 것을 알고 판단하는 시스템은 경쟁력이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며 “적어도 SK는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래가치가 보이지 않는 기업은 합병하거나 팔아치우고 주력기업은 디지털경제에 맞게 변신시켜 ‘월드베스트’로 키워내야 한다”며 “경영자로서 내가 이를 잘해내지 못한다면 그만두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발언과 관련, SK그룹측은 “최회장의 이날 강연주제가 ‘정보통신의 발전이 미래사회에 미치는 영향’인데서 알 수 있듯이 디지털경제가 가져올 혁명적인 변화와 기업의 생존전략을 강조하기 위해 한 말이지 재벌이 마치 개혁대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최회장은 98년8월 작고한 고 최종현(崔鍾賢)SK회장의 장남으로 같은 해 9월 SK㈜회장으로 취임했다.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사위로 결혼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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