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금감위장 "현대투신에 유동성 자금 지원"

  • 입력 2000년 4월 26일 23시 31분


정부는 현대투신증권에 필요할 경우 증권금융채권을 통해 확보한 저리의 자금을 빌려주기로 했다.

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은 26일 오후 “현대투신에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다면 시장안정 차원에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지원 액수나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현대투신이 98년 한남투신을 인수했을 때 손실보전을 위해 증권금융채를 발행했던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와 시중은행들이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을 위해 설립한 한국증권금융은 현대가 한남투신을 인수할 당시 증금채를 발행, 2조5000억원을 조달해 연리 6%대의 저리로 빌려줬었다.

현대투신은 정부의 뜻에 따라 한남투신을 인수하면서 5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본 만큼 2조원 정도의 자금지원을 희망해왔으나 금감위는 최대한 자구노력을 해야만 유동성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특히 금감위는 창업주 2세들의 경영권 다툼과 현대투신운용의 고객자산 불법 운용 등으로 현대에 대한 여론이 좋지않아 유동성 지원에 부담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감위는 25일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선언하면서 현대투신을 제외함에 따라 증시불안이 증폭되고 있는 점을 중시해 현대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유동성을 지원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신업계는 현대투신에 대한 유동성 지원은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과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