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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4월 21일 2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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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산업자금 조달 역할을 해야 할 투신사의 자금이탈 추세가 뚜렷하자 은행 투신간 자금 선순환고리가 끊어졌다며 금융시장 불안을 걱정하고 있다.
▽넘치는 단기 부동자금〓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이리 저리 헤매는 단기 부동(浮動)자금은 은행에 예치된 단기성자금만 해도 지난 3월말 현재 221조636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말 207조원에 비하면 3개월만에 15조원이 더 늘어난 셈.
시중은행 관계자는 “돈이 몰려들고 있지만 마땅한 투자처도 없고 대출시장도 얼어붙어 있어 돈을 굴리기가 무척 어렵다”며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조만간 예금을 거부하는 은행도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투신사들은 고객을 붙잡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대우채로 투자원금이 깨지는 아픔을 겪은 투자자들로서는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투신사들이 못내 불안하다. ‘펀드 클린화’ 작업을 마쳐 고객 신탁재산에는 부실을 솎아냈지만 투신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지난해말 250조원대에 달하던 투신사 수탁금액은 이달 18일 현재 168조원으로 올들어 32%나 빠져나갔다.
신대식(申大植)한국투신 이사는 “기관투자가 자금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 자금은 여전히 외면하고 있어 정부의 특단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뮤추얼펀드 간접투자자금도 이탈추세〓지난해 100% 수익을 낸 뮤추얼펀드 중에서도 원금을 까먹는 펀드가 속출하면서 만기자금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고수익에 익숙해진 펀드투자자들로서는 손해본 만기자금을 다시 뮤추얼펀드에 넣기를 꺼리고 있다. 뮤추얼펀드를 운용하는 한 펀드매니저는 “1000억원짜리 펀드가 만기가 돌아오면 10%도 재유치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이 가운데 상당부분은 투자가들이 직접투자를 위해 주식시장에 예탁금 형태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어디에 투자할까〓증시가 불안한데도 공모주 청약에는 고수익을 노린 부동자금들이 많이 몰린다. 유통시장에서 이익을 내지 못할 것으로 본 투자자들이 발행시장에서 한몫 잡으려는 것.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벤처자금줄도 막힐 만큼 프리(PRE)코스닥 시장도 얼어붙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증시주변에 남아있는 고객예탁금은 오히려 늘고 있다. 증권사에 묻어두고 주식투자를 하지 않은 돈은 18일 현재 11조6161억원이나 된다.
구재상(具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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