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으로 매수세 위축되며 채권값 약보합세로 출발

  • 입력 2000년 4월 17일 10시 15분


미국주가폭락에 따른 국내주가 급락으로 채권시장에서도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져 매수세가 위축되며 채권값이 약보합세(채권금리 소폭 상승)로 출발하고 있다.

17일 오전장 초반 채권시장에서 채권값은 주말종가보다 대체로 0.05%포인트정도 오른 수준에서 매수호가가 나오고 있으나 아직은 적극적인 팔자가 없어 거래가 잘 안되는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오늘 오후2시부터 열리는 4천억-1조원의 5년만기 외평채 입찰에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려 오늘 채권거래는 한산할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보고 있다.

외환은행 한정수 과장은 "지난주 화요일 한국은행의 통안증권 대량발행 이후 채권금리가 상승추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주가가 폭락함에 따라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으로 채권매수심리가 더 움추러들고 있다"면서 "거래가 이뤄지려면 채권금리가 좀더 올라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과장은 "오늘의 관심은 재경부가 주식 및 채권시장안정을 위해 외평채발행규모를 5천억원 수준으로 줄일 가능성"이라며 "그러나 외평채 발행규모를 이같이 줄이더라도 한은은행의 통화환수 및 단기금리인상 가능성과 금융기관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감안하면 채권금리가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화증권 성호철 과장은 "미국의 주가폭락이 우리나라 채권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미연준리가 인플레를 잡기 위해 연방기금금리를 조만간 0.5%포인트 정도 더 올릴 경우 한국은행이 단기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 우리나라 채권시장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보다도 더 큰 관심사는 한국은행이 방만하게 풀린 통화를 어떤 톤으로 환수할지 여부와 금융기관구조조정이 얼마나 강도높게 진행되느냐이며 이 두가지가 향후 채권금리 움직임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m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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