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늘수록 손실 '눈덩이'…수입가 상승 수출가 하락

  • 입력 2000년 4월 10일 20시 16분


지난해 교역조건 악화로 인한 무역손실이 30조원을 넘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올들어서도 수출물가는 하락하고 수입물가는 상승해 교역조건이 더욱 악화되는 추세다.

수출물가지수를 수입물가지수로 나눠 산출되는 교역지수가 악화될 경우 일정량의 상품을 수출해 벌어들인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감소해 실질소득이 줄어들게 된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중 수출물가(원화기준)는 전달보다 0.6% 하락한 반면 수입물가는 0.1% 상승했다. 특히 환율효과를 제거한 뒤 산출한 수입물가는 작년 7월 이후 계속 올라 3월중 작년 동월 대비 18.9%의 상승률을 기록, 80년 11월(18.3%) 이후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올들어 교역지수는 1월 82.27, 2월 82.04, 3월 81.52로 계속 악화됐다. 교역지수는 97년 89에서 98년 85.8, 지난해 83으로 하락하면서 지난해의 경우 교역조건으로 발생한 실질무역손실이 31조956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올들어서도 매달 교역지수가 더욱 악화되고 있어 올해 실질무역손실도 상당한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출물가가 하락한 것은 섬유의복제품 및 반도체 가격이 내린데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의 가치가 크게 올랐기 때문. 반면 수입물가는 국제 원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상승세를 지속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이와 관련, 원화가치가 달러당 900원 이하로 떨어져야 교역조건이 개선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면서 당분간 교역조건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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