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약발 안받네"…증시 사전대비주가 되레 올라

  • 입력 2000년 3월 28일 19시 40분


미국에서 ‘기습 금리인상설’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5월16일(현지시간)에 열리는 정례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앞서 전화회합을 통해 94년 이후 세번째로 기습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작년 6월 이후 다섯 차례 실시된 금리인상이 별 효과를 내지 못한 것은 시장이 금리인상폭을 미리 예상하고 적절히 대응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금리인상결정 직전에 조금 떨어진 뒤 금리인상 당일을 포함해 상승세를 나타내는 현상이 되풀이 됐던 것.결과적으로 FRB가 기대한 ‘금리인상→주가 인하→소비 감소’ 효과는 매번 무위로 끝났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7일 발표될 고용임금보고서와 뒤이어 14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동향보고서가 FRB의 선제적인 기습 금리인상 여부 결정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관계장관회의의 석유증산 협의 결과도 주목할 만한 변수로 꼽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은 28일 미 의회청문회 답변을 통해 “유가인상은 수입국의 석유 의존을 줄여 결국에는 산유국 자신들에게도 불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 유가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기습 금리인상론’은 최근 공개된 2월 FOMC회의 의사록을 통해 일부 위원들이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지속하려면 보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주가의 지속적 상승과 유가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인플레이션 조짐이 없는 만큼 FRB가 앞으로 6번 남은 정례 FOMC회의에서 두 번 정도 더 선제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편.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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