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금 한국벤처로 몰린다…대형펀드 앞다퉈 상륙

  • 입력 2000년 3월 27일 20시 12분


‘일본이 몰려오고 있다.’

국내에 일고 있는 벤처 열풍과 관련, 일본의 대형 투자펀드들이 앞다퉈 한국에 상륙하고 있다. 최근에는 펀드간 경쟁이 지나쳐 특정 펀드를 겨냥한 악의적 흑색선전까지 나도는 과열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토추 스미토모 등 일본내 주요 상사들이 주축이 된 투자펀드인 ‘올 저팬 클럽’이 이달 중순 일본에서 결성돼 일본과 한국의 벤처기업에 대한 본격 투자에 착수했다.

이 클럽은 발대식 당시 삼성물산의 벤처투자 사업부인 ‘골든게이트’를 주축으로 영상채팅업체인 오마이러브, 웹개발업체 오즈미디어인터랙티브 등 상당수 한국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올 저팬클럽’ 발대식에 참석했던 한 벤처기업인은 “최초 펀드규모는 1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발표됐다”면서 “한국에 대한 투자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초기에 약 500억원 정도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저팬클럽’의 대한 투자규모와 대상기업은 4월중 가시화될 예정.

일본의 3대 투자펀드회사인 ‘트랜스 코스모스’도 이달 중순 인터넷 네트워크업체인 IBR(대표 유지선)에 지분참여하면서 한국에 ‘교두보’를 마련. IBR는 작년12월 워버그핀커스로부터 400만달러를 유치했으나 이번 트랜스 코스모스로부터는 4000만달러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국내 벤처기업 투자를 선도해온 소프트뱅크코리아(SBK)는 최근 경쟁 펀드들의 공세가 강화되자 올 한해 투자규모를 당초 1억달러에서 4억달러로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또 조직을 2원화해 소프트뱅크코리아의 경우 국제적 인터넷서비스 모델의 국내 도입이나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담당하고 소프트뱅크벤처스(SBV)는 국내 벤처기업 발굴 및 투자에 주력하는 등 역할을 분담했다.

일본 투자펀드 가운데 가장 공격적 투자를 벌이고 있는 히카리통신은 경매사이트인 옥션에 이어 신생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대상을 집중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업계에는 이들간의 투자경쟁이 가열되면서 “△△ 투자펀드 대표는 탈세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투자펀드에는 비정상적인 ‘검은 돈’이 흘러들고 있다” “겉으로만 투자일뿐 사실상의 경영권 장악이 목적이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나돌아 벤처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수묵기자> 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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