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삼성車인수협상 원점으로… 채권단 "너무 헐값"

  • 입력 2000년 3월 7일 20시 06분


코멘트
프랑스의 르노자동차가 삼성차 인수가격으로 4억5000만달러(약 4950억원)를 제시했으나 채권단이 지나치게 낮다며 반발, 성사 단계에 이르렀던 삼성차 인수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르노는 6일 4억5000만달러에 삼성차를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삼성그룹과 삼성자동차 채권단에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채권단측은 “법원이 평가한 존속가치가 1조2000억원인데 그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인수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적어도 10억달러 이상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르노는 자사가 70%, 삼성자동차가 30%의 지분을 갖는 공동회사를 설립해 삼성차 운영자산을 인수하는 방식을 제안했으며 성사될 경우 수년 내에 부산공장에서 삼성 브랜드로 연간 2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르노는 유럽 순방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프랑스 도착 직전 이같은 발표를 했으며 김대통령은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만나 르노의 삼성자동차 인수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고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대통령궁 대변인이 밝혔다.

르노는 또 삼성차 종업원을 전원 승계하고 초기에는 SM시리즈를 생산하되 점차 한국형 르노나 닛산으로 차종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채권단에 따르면 삼성차를 법정관리중인 부산지법이 한국신용정보에 의뢰, 실사한 결과 삼성차의 자산가치는 3조원으로 평균 경락률(자산의 43%)을 감안할 때 청산가치가 1조4000억원, 존속가치는 1조2000억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또 삼성차 매각주간사인 파리바은행과 미국계 컨설팅 회사인 KPMG가 산정한 삼성차 가치도 1조원에 이른다고 채권단은 지적했다.

<홍석민기자·파리〓김세원특파원> sm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