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재경 2題]"뒤처진 은행들 자발적 합병을"

  • 입력 2000년 2월 24일 19시 40분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은 24일 “경쟁에서 처진 은행이 살아남으려면 타 은행과의 전략적 제휴나 합병을 통해 재무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국내 은행들에 대해 자발적인 합병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장관은 이날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능률협회 초청 ‘새천년 한국경제의 비전과 개혁방향’ 주제의 조찬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정부는 총선 등 정치일정과 상관없이 2단계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98년 시티은행과 트래블러스그룹, 지난해 도이체방크와 뱅커스트러스트의 합병 등을 예로 들면서 “잘 나가는 은행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영역을 확대하고 처진 은행은 전략적 제휴를 추구하는 게 시대적 조류”라며 “우리 은행도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장관은 “최근 벤처기업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기존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하지 못해 구조조정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민간단체와 금융기관,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기업구조조정펀드’를 조성해 기존 산업 중 벤처의 성격이 강한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투신권이 빠른 속도로 안정되면서 채권매수 능력을 높이고 있고 은행들의 예금유치 경쟁도 줄어들어 장기금리는 현재보다 좀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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