投信圈 '바이 코스닥' 동참…개인 추격매수 삼가해야

  • 입력 2000년 2월 14일 20시 09분


‘거래소 시장은 붕괴직전, 코스닥시장은 의연’

그동안 코스닥시장을 외면했던 펀드매니저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기본가치를 중시하면서 이른바 ‘정석투자’를 했던 펀드운용자들이 ‘거래소 주가폭락-코스닥 상승’이라는 시장상황 탓에 수익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코스닥기업 시가총액이 이미 거래소시장의 3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신권 펀드매니저들의 코스닥 주식편입은 기껏해야 10%에도 못미치고 있다.

▽가치투자론자 ‘사면초가’〓지난 한주동안 코스닥 종합지수는 20.4%나 급등했지만 거래소시장은 제자리 걸음을 했고 14일 증시에서는 ‘주가붕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시장패션을 쫓지 않고 오로지 가치투자만을 내세워 코스닥 주식편입을 꺼리던 펀드매니저들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투신사, 코스닥 10%대까지 편입방침〓한국 대한 현대투신운용 등 투자신탁회사들은 더 이상 코스닥시장을 외면하기 어렵다고 판단, 일단 펀드자산의 10%까지는 코스닥주식으로 채우기로 했다. 코스닥 시가총액이 거래소시장의 30%이상이나 되기 때문에 코스닥을 무시하고는 펀드수익률을 맞출 수 없기 때문.

한국투신은 현재 8∼9%선인 코스닥주식 비중을 10%선으로 늘리기고 하고 우선 10∼15%까지 주식편입비율을 늘리기로 했다. 한글과컴퓨터 다음커뮤니케이션 핸디소프트 등을 사고 그동안 이익을 본 새롬기술 디지틀조선 로커스 등은 처분하는 추세. 대신 거래소 상장주식은 1000선에 근접하면 팔고 930이하에서는 사들이는 교체매매에 그친다는 전략.

대한투신도 코스닥 주식을 최소한 10%까지는 펀드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이상호 대한투신 주식운용부장은 “현재 7∼8%선인 코스닥비중을 늘릴 방침이지만 최근 단기급등한 탓에 시기를 보며 코스닥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통신하이텔 한국통신프리텔 주성엔지니어링 드림라인 등 시가총액 비중이 큰 종목들과 보암산업 웨스텍코리아 등이 주요 타깃이다.

▽장기 상승 추세는 인정, 단기적으로는 ‘부담’〓펀드매니저들은 코스닥시장이 장기적으로 상승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강신우 현대투신운용 부장은 “기관투자가들은 코스닥시장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매물을 대거 내놓을 수 밖에 없어 시장기조가 크게 약화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적정주가를 무시하고 시장패션에 따라 무작정 추격매수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무조건 따라사기’는 위험〓시장차별화는 분명한 추세지만 그렇다고 ‘균형감’을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을 뒤따르는 추격매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유병득 삼성생명투신운용 이사는 “코스닥시장에 대해 전향적인 투자자를 가질 시점”이라면서도 “정보통신 인터넷 관련주 중심으로 거래소와 코스닥종목을 선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재상 미래에셋 상무는 “거래소시장이 일시적인 수급공백으로 붕괴조짐 마저 나타나고 있다”며 “상장주식이 헐값에 놓여있는 것들이 많아 팔려해도 팔만한 주식이 없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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