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경제수석 "재벌 은행소유 불허, 신규사업 진출 반대"

  • 입력 2000년 1월 28일 19시 01분


이기호(李起浩)대통령경제수석은 28일 “재벌의 은행 소유는 앞으로도 허용치 않는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며 대기업의 신규사업 진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 재벌의 은행소유를 정부가 허용해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이같이 못박았다.

이수석은 “4대 그룹은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며 주력 핵심업종을 선택했고 이 분야에 대한 정보화 및 기술개발 투자 외에 새로운 업종에 대한 진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재벌 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과거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혀 재벌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정책이 지속될 것임을 강조했다.

금리 불안과 관련해 이수석은 “대우채 환매 위기를 무사히 넘기면 하반기에는 실세 금리가 한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라며 “정부는 물가 및 금리 안정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실업률 상승을 막고 설비투자 및 중소 벤처기업 창업을 확대하려면 금리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금융시장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지만 금리 변동이 심할 경우 진폭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상당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수석은 “기업의 미래가치와 잠재력을 올바로 평가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코스닥 주가를 거품으로만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 매출액이 100억원에 불과한 새롬기술의 기업가치가 종업원 4만명에 연 매출 7조원에 이르는 현대자동차의 기업가치를 능가하는 건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보스(스위스)〓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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