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重파업 장기화…산업계 주름살

  • 입력 1999년 12월 22일 19시 59분


한국중공업 파업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산업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심각하다.

노조원 4700여명이 지난달 10일 중공업 빅딜과 회사 민영화에 반대하며 전면파업에 들어간지 벌써 40여일. 노조원들은 모든 생산과 출하 활동을 중단하고 있다.

한국중공업이 22일 밝힌 파업으로 인한 매출손실은 1880억원. 직접손실액만도 224억원에 달한다.

당초 20일경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었던 민영화 일정도 파업사태 장기화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유력한 인수후보인 미국 GE는 파업이 끝나지 않으면 민영화에 관한 대화를 나눌 수 없다는 입장. GE사는 또 주문물량에 대한 주문취소 방침을 밝히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내 관련업체들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대우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한 30만t급 유조선 등 12척의 선박용 엔진과 각종 기자재를 한국중공업으로부터 공급받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한진중공업도 이탈리아로부터 수주한 4000TEU(TEU는 20ft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의 엔진을 10월까지 공급받기로 했으나 지체되고 있는 상황.

한국중공업은 또 영광 원자력발전소 원자로와 당진 화력발전소 파이프를 공급하지 못했으며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수주한 발전설비 납기도 지키지 못했다.

노조관계자는 이와 관련, “전면파업의 성격상 출하 등 일체의 작업을 하지 않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노조도 빠른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재·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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