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 재가동 경제성 논란

  • 입력 1999년 10월 17일 19시 43분


삼성자동차 공장을 다시 돌리면 과연 경제성이 있을까.

삼성차 채권단은 부산공장을 25일부터 석달 가량 재가동키로 하면서 “협력업체 등에서 보유 중인 원자재와 부품재고를 활용해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고 밝혔다.

재가동에 소요되는 비용은 모두 400억원 가량으로 채권단이 200억원을 추가대출하고 부산시가 200억원을 보증한다.

부산시에서 보증하는 금액은 삼성측이 실제보다 높게 지불한 신호공단 내 공장부지의 땅값을 정산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공장을 풀가동해 연 8만대를 팔아도 이익을 낼지가 불투명한데 이런 식의 상징적인 가동은 빚만 더 쌓아가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경제성이 있으면 10개월여 동안 왜 문을 닫았느냐는 논리다.

이 때문에 “경제성보다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고려를 한 것”이라는 지적이 무성하고 더 설득력을 갖는다.

이에 대해 삼성자동차측은 “공장을 세워놓는 것보다는 가동하는 것이 매각협상에서 유리할 수 있다”면서 “지역경제 보호에도 비중을 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는 재가동 후 부산공장의 실제 생산량이 월 2000대 정도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나마 96개 협력업체들이 부품을 제대로 납품해 줬을 때의 얘기다.

‘협력업체 생존대책위원회’에서는 일단 부품을 대고 대금은 판매 후 받기로 결의했다. 하지만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재가동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생산된 차의 판매 역시 큰 숙제. 삼성차는 월평균 300여대를 팔아오다 8월 부산의 시민단체에서 판매지원봉사단을 만들고나서야 지난달 1300여대까지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삼성측 주장대로 월 3000여대가 생산되더라도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삼성차의 부실규모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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