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협력업체 자금난 '해갈' 조짐

  • 입력 1999년 9월 29일 18시 40분


은행들이 대우어음을 적극 할인하면서 대우 협력업체들의 자금사정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신규 거래기업에 대한 어음할인을 기피하고 있어 기존 거래은행의 한도가 소진된 경우 어음할인을 받기가 여전히 어렵다.

29일 대우 협력업체와 금융계에 따르면 채권단이 대우 계열사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을 결의한 이후 금융기관들의 대우어음 할인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우자동차의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일부 은행들이 대우어음 할인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무담보 어음할인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한달전에 비해 자금사정이 많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청이 대우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업체의 납품대금 미결제금액이 9월초 평균 81억원에서 지난주에는 46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지난달말 대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후 중단했던 대우어음 할인을 7일부터 재개해 현재 하루 30억원 이상씩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어음 할인은 이달 15일까지만해도 하루평균 140억원에 불과했으나 △16일 294억원 △17일 317억원 △20일 406억원 △21일 479억원 △22일 260억원 등 9월 중순이후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우계열사 워크아웃 다음날인 8월27일부터 이달 22일까지 대우계열사가 상업어음 신규 할인실적은 5019건, 4704억원.

한은은 다음달부터 부산 인천 광주 대구 창원 등 8개 지역 은행에 대우협력업체 대출실적의 50%까지 연리 3% 조건의 총액한도대출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대우협력업체들의 자금난이 더욱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대우 채권단은 15일까지 각 계열사별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워크아웃 대상 8개사에 대해 외상수출어음(D/A)매입 또는 수입신용장(L/C)개설 등 모두 1조700여억원의 신규자금 지원키로 결의했으나 제대로 집행이 되지 않고 있다.

이는 채권금융기관들이 무역금융 지원 조건으로 수출보험공사의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

기업구조조정위원회 관계자는 “채권단이 수출보험공사의 지급보증 조건을 철회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나 아직 채권금융기관간 서면결의를 추진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