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증권 환매 16일이 고비…투신사-금감위 초긴장

  • 입력 1999년 8월 15일 18시 44분


수익증권의 실제 환매가 시작되는 16일을 앞두고 금융감독위원회와 투신사들은 긴장 속에서 초조한 주말을 보냈다.

금감위는 특히 그동안 환매금지조치로 묶여있던 금융기관의 환매요구가 16일 폭주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과 14일의 환매요구액 5조9538억원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3조9316억원이 금융기관의 요구액이기 때문.

▽금융기관 환매규모가 관건〓투신사의 수익증권을 보유중인 은행 종금 보험 등 금융기관들은 환매를 하는 것이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따지느라 주말을 바쁘게 보냈다.

이처럼 금융기관들이 환매를 고민하는 이유는 개인의 경우 기간에 따라 대우채권의 50∼95%를 돌려받을 수 있지만 금융기관들은 일단 대우채권을 제외한 부분만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 즉 환매수수료가 적다면 차라리 지금 돈을 빼내 불확실성을 줄이고 다른 곳에 운용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우계열사 채권값에 대해서 그다지 긍정적인 전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금리(채권값)상황과 만기여부를 보아가며 일정 부분은 손해를 줄이는 차원에서라도 환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경우 수익증권 보유규모가 약 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의 환매가세 우려〓정부가 일단 16일에 10조원의 자금을 풀어 투신사의 환매자금을 지원키로 했지만 현재로선 이 규모가 충분하다고만 볼 수 없다는 게 투신권의 판단.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일로 수익증권이라는 간접투자상품에 불만을 느낀 투자자들이 직접투자에 나서야겠다고 생각하면 예상보다 큰 규모의 인출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투신사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환매행태를 보고 불안을 느낀 개인들이 대거 환매에 나설 경우 환매사태의 규모와 기간이 늘면서 일부 투신 및 증권사는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금감위 관계자는 “투신권에 지원한 돈이 결국은 금융권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겠느냐”며 “1주일 정도면 이같은 상황은 종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현진·이용재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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