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파장 증시 강타…주가 26P 곤두박질

  • 입력 1999년 7월 20일 18시 41분


‘대우파장’이 금융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20일 주식시장에서 대우그룹 14개 상장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경남기업 쌍용자동차 ㈜대우 대우자동차판매 대우통신 대우증권우선주 대우전자 대우전자부품 등 8개 종목은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이 여파로 이날 주식시장은 개장초부터 장분위기가 악화됐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매물이 쏟아지면서 결국 전날 종가보다 26.13포인트 하락한 998.45로 장을 마감했다. 대우파장이 지수 1000 붕괴를 초래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우파장은 언제까지〓대우그룹 구조조정계획과 채권단의 지원방안이 발표된 19일 주식시장은 큰폭으로 상승하면서 출발했다. 재벌구조조정의 최대 난제였던 대우문제가 비로소 해법의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증시는 삼성자동차 법정관리신청에 이어 또 하나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주는’ 호재로 평가했다.

그러나 20일 주식시장은 19일과는 180도 달라진 장세가 펼쳐졌다. 대우그룹주가 폭락세로 출발하면서 전체 시장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된 것. 증권전문가들은 “대우그룹의 구조조정방안이 크게 설득력을 갖지 못한데다 투자자들이 대우가 구조조정약속을 제대로 지킬지 ‘이행능력’에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고 풀이했다.

전날 대우 구조조정안 발표에 대한 시장의 시각은 대체로 세가지였다. 즉 일반투자자들은 정부지원으로 대우가 회생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기관투자가들은 ‘관망 상태’에서 판단을 유보한 반면 외국인들은 성공을 낙관할 수 없는 ‘생명연장 조치’로 판단한 분위기가 우세.

대한투자신탁 김명달(金明達)주식투자부장은 “이날 투자자들은 외국인들의 시각에 손을 들어줬다”며 “당분간 대우문제는 시장에서 악재로 남아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임원은 “정리할 대상을 정리하지 않는 한국식 구조조정방안에 실망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며 “신인도가 회복되던 은행의 부실채권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금리는 하락세 반전〓연일 오름세를 보이던 회사채금리가 연9%대에서 8.9%대로 떨어지면서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

그러나 최근 단기급등에 따라 통화채 국고채 등 우량채권 중심으로 일부 매수세가 나오면서 금리가 떨어진 것이지 상승세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반응이 아직은 우세.

LG증권 성철현(成哲鉉) 채권트레이딩팀장은 “대우문제와 투신사 구조조정문제가 잠재악재로 남아있어 금리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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