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3일째 폭락…회사채 금리 7일째 상승세

  • 입력 1999년 5월 13일 19시 56분


13일 종합주가지수가 30포인트 이상폭락,연3일째 조정양상을 보이면서 740선으로 주저앉았다.

금리상승에 대한 불안감으로 선물지수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자 이와 연계된 프로그램 매도주문이 급증해 주가하락폭이 커졌다.

3년짜리 회사채 금리는 전날보다 0.09%포인트 오른 연 8.44%를 기록, 6일 이후 오름세가 이어졌다.

이날 주식시장에선 개장초 개인들의 매수주문으로 지수가 소폭 반등하기도 했으나 장막판 대형주를 중심으로 3백50여만주에 이르는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결국 전날보다 30.76포인트 폭락한 742.37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11일 이후 3일 동안 무려 72포인트 가량 폭락하면서 지난달 21일 수준(743)으로 뒷걸음질 쳤다.

이날 증시에서는 △금리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가운데 △5∼6월중 유상증자 물량이 7조원에 이르고 △주식형 상품으로의 시중자금 유입이 주춤거리고 있다는 소식이 주요 악재로 작용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주가조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데다 금리상승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저가매수보다는 이익을 실현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한국은행이 최근 들어 장기금리 상승을 용인할 방침임을 거듭 밝히고 있어 주가하락 폭이 의외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리가 호재에서 악재로〓최근 종합주가지수는 2월말에 비해 불과 석달만에 65% 가량 상승한 수준. 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지 않았다면 이와 같은 단기급등은 결코 실현될 수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증권전문가는 “주가상승 요인의 90%는 저금리이며 나머지 10%가 경기회복일 것”이라고 해석했다.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이종우(李鍾雨)연구위원은 “저금리 때문에 주가 급등이 가능했던 점을 감안하면 금리속등에 따른 주가폭락은 예견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금리 어떻게 움직이나〓자금시장에서는 작년말부터 올 4월까지 이어진 저금리 기조가 한국은행의 5월중 통화정책 발표를 계기로 일단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통화당국이 단기금리 인하를 통해 인위적으로 금리를 낮추는데는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금리가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상황에서 굳이 저금리를 고집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3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한국은행이 저금리 정책의 수정 가능성을 시사한 6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금리가 최소한 연 8.5∼9%선까지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 어떻게 될까〓대우증권 이종우위원은 “단기급등으로 부담을 느끼던 차에 금리 속등이라는 최대 악재를 만나면서 하락폭이 의외로 커질 수 있다”며 “지수 700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채권 최대매수기관인 투자신탁회사의 움직임. 이들이 갑작스러운 금리상승으로 공사채형 펀드의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환매에 대비해 채권 매수를 극도로 줄일 것으로 보여 ‘금리상승→주가하락→투신의 채권매수자제→금리상승’의 악순환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

대신경제연구소 심충보(沈忠輔)투자전략실장은 “기업실적을 기반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실적장세가 펼쳐지지 않는 한 투자자들의 보유주식 매도행렬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박원재·이강운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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