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추얼펀드, 만기직후 못찾는다…최장 4개월뒤 회수

투자자들이 1년짜리 투자상품으로 알고 가입하고 있는 뮤추얼펀드(회사형 투자신탁)가 실제로는 1년 만기가 되어도 최장 4개월을 더 기다려야 돈을 찾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만기일과 함께 바로 원금과 배당금을 돌려받지 못하게될 경우 투자자들의 항의사태 등 상당한 혼선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뮤추얼펀드는 펀드존속기간 1년이 만료되면 즉시 해산하도록 되어 있어 현행 상법에 따라 해산 및 청산절차를 거치는데 최소한 2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그러나 일반 상장기업의 경우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배당금을 지급할 때까지 4개월 정도 걸리므로 뮤추얼펀드 투자자들도 원금과 배당금을 완전히 돌려받으려면 만기후 4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증권사측의 설명.

현재 운용중인 대부분의 뮤추얼펀드는 올 1월중 설립됐으며 이들의 만기(펀드존속기간 만료일)는 내년 1월중에 돌아오지만 배당금이 지급되는 4월중에나 원리금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펀드가 종료되는 만기일에 원금과 배당금을 모두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는 게 현실.

뮤추얼펀드 운용회사나 증권사들이 ‘1년이면 돈을 찾을 수 있다’고 선전, 투자자들이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가입했기 때문이다.

뮤추얼펀드 투자설명서에는 “펀드 이익분배 및 시기는 이사회에서 결정한다”고 명시, 투자자금 인출시기가 애매모호하게 나와 있다.

뮤추얼펀드 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생소한 상품을 처음 판매하고 운용하다보니 여러가지 시행착오가 발생하고 있다”며 “솔직히 상환시기에 대해선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는 있으나 현재로선 별 도리가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개방형 뮤추얼펀드(환매가 자유로운 펀드)가 허용되면 현재의 폐쇄형 뮤추얼펀드를 개방형으로 전환할 수 있기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개방형펀드의 도입시기. 증권업계는 올 하반기쯤 개방형펀드가 허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금융감독원 등 감독당국은 “개방형 도입과 관련해 현재 공식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