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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3월 25일 1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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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 박창정(朴昌正)차관보는 25일 “김포매립지 매입가격은 토지공사가 기업구조조정 차원에서 기업의 토지를 매입하는 방식을 적용해 98년 공시지가(9천5백94억원)에서 매입시점까지의 지가하락률을 감안하고 기업보유 부동산때의 평균할인 매입률(76.79%)을 적용해 산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건설은 당초 정부에 1조2천1백억원을 요구했다. 매입 재원은 농어촌진흥공사가 2천5백억원의 채권을 발행하고 나머지는 서울은행 등 동아건설의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연 9.5∼9.7%의 금리로 장기차입할 계획.
▽매입가격에 대한 논란〓농림부가 작년 6월에 발간한 김포매립지 관련 자료엔 동아건설이 매립에 투자한 사업비는 8백27억원이며 현가로 환산하면 2천2백52억원 정도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날 태도를 1백80도 바꿔 엉뚱한 계산법을 제시했다.우선 농림부는 작년과 특별히 변동요인이 없는데도 올해 기준 현가를 3천2백73억원으로 계산해 1년이 채 안되어 1천억원 이상 늘어난 것.
매립비용을 공사기간(83∼89년)의 연도별로 나눠 연리 12%로 계산하고 여기에 91∼98년 납부했거나 납부할 세금을 역시 연도별로 연리 12%로 환산한 금액을 더해 매입가격 6천3백억∼6천4백억원을 맞췄다.
9천억원을 요구한 서울은행측과 협상하면서 금액이 늘어나자 매립비용 산정기준을 바꾼 것이다. HSBC은행에 팔린 서울은행의 부실채권을 털어주기 위해 농림부가 비싸게 부실덩어리를 떠안은 셈.
▽어떻게 활용하나〓3백72만평 가운데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잡종지(38만평)는 택지나 상업용지로 변경될 전망. 농진공이 이 땅을 통째로 토지공사 등에 팔아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에 신도시가 한곳 새로 생기는 것과 같다. 매입가격 6천억원을 조기에 회수하기 위해 당초 절대로 안된다는 용도변경을 용인하는 결과가 되는 셈.
농림부는 이번에 매입방침을 발표하며 농어촌진흥공사가 손해를 볼 경우 전액 재정에서 보전키로 해 국민의 세금을 낭비한다는 지적과 함께 특혜시비를 피할수 없게 됐다.
〈이 진기자〉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