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금융장세 잔치」끝났나?…금리 하락세 주춤

  • 입력 1999년 1월 27일 19시 30분


종합주가지수를 장중 한때 650선까지 밀어올렸던 4개월간의 금융장세가 끝났다는 주장이 증권가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27일 증권전문가들은 금융장세→실적장세→역실적장세→역금융장세로 이어지는 주식시장의 순환과정에서 볼 때 현재 시점을 금융장세가 실적장세로 넘어가기 시작한 시기로 분석했다. 아직 실적장세로 진입한 것은 아니고 그전에 지수가 단기적으로 오르내리는 장기조정국면에 해당한다는 견해다.

금융장세란 주식시장이 실물 경제를 반영하지 않고 시중 자금이 증시로 유입하면서 주가가 오르는 장세로 주로 불황기의 막바지에 나타난다. 반면 실적장세는 경기 회복과 함께 기업의 실적을 토대로 주가가 움직인다.

금융장세를 가져오는 가장 큰 요인은 금리수준. 3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연 7.1%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들어 8.4%로 상승했다.

대우증권 이종우(李鍾雨)연구위원은 “금리가 다시 7.1%대로 내려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금융장세는 마무리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고객예탁금 규모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19일 1천3백16억원 감소 이후 계속 줄어들어 최근 나흘간 2천9백72억원이 빠져나갔다.

또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시중 자금을 모았던 투신권의 뮤추얼펀드와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들어오는 돈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신용규(辛龍奎)책임연구원은 “기업의 예상수익과 비교할 때 국내기업 주가수준이 높은 편이어서 외국인투자자금이 대규모로 추가로 들어오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작년말부터 하루 평균 3억주 이상 되던 거래량이 최근 절반수준인 1억6천만주선까지 줄어들어 증시의 에너지가 위축된 것도 금융장세의 종식을 가리키는 지표로 증권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신연구원은 “실적장세는 기업구조조정이 효과를 나타내는 올 하반기에나 시작될 것”이라며 “그전까지는 약한 금융장세의 모습도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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